까르푸-삼성전자, 전자제품 납품가 티격태격

  • 입력 2005년 6월 3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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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가 전자제품 납품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까르푸는 5월 말로 삼성전자와 납품 계약기간이 끝남에 따라 계약 갱신을 위해 마진율 등 납품조건 전반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양측의 견해차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마찰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재연된 것.

까르푸는 마진율이 너무 낮아 전자제품 대리점과도 경쟁하기 힘든 만큼 이를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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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다른 유통 채널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현재 상태에서 더 올려 줄 수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진율은 납품가와 판매가의 차이로 마진율이 높을수록 유통업체의 판매수익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100원짜리 물품을 제조업체에서 90원에 공급받으면 유통업체 마진율은 10%가 된다. 유통업체들은 이 돈으로 매장 운영비와 인건비 등에 충당한다.

까르푸 정의헌 홍보부장은 “전자제품 마진율은 1∼2%에 불과해 운영경비를 건지기도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노승만 홍보부장은 “가전제품 제조로는 삼성전자도 큰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까르푸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까르푸는 LG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다른 가전업체와도 계약조건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계약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전산망 입력 오류로 삼성전자의 납품이 일시 중단되자 까르푸가 각 점포에 삼성전자 제품을 다른 회사 상품으로 대체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갈등이 증폭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까르푸는 현재 계약 만료 이전의 마진율을 적용해 삼성에서 정상적으로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양측 관계자들은 다만 “원활한 협상을 통해 물품 공급이 중단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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