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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2월 6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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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뒤 대주주인 정 회장 일가가 기아차 주식을 사들인 것은 처음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기아차는 정 부사장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자사(自社) 주식 336만8800주(0.97%)를 사들였다고 5일 공시했다. 정 부사장은 앞으로 지분 1%가 될 때까지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기아차의 그룹 관련 지분 구도는 현대차 38.67%, 현대캐피탈 4.95%, 정 부사장 1%로 바뀌게 된다. 정 회장 일가는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기아차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정 부사장이 기아차 주식을 사들이는 데 투입한 자금은 약 423억원. 지난해 11월 정 부사장 부자가 지분을 100% 갖고 있는 계열사 글로비스의 지분 25%를 노르웨이 해운사 빌헬름센에 매각해 생긴 1050억여 원의 일부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12월에는 이 자금으로 계열사 엠코 지분 25%를 사들였다.
잇따른 지분 확보 움직임과 관련해 재계에서는 정 부사장의 후계 작업이 조금씩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차 측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나 현대차 주식이 아니라 기아차 주식을 산 것은 후계 구도와 큰 상관이 없다”며 “이번 주식 매입은 외국인투자자인 JP모건이 청산하는 물량을 정 부사장이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한 임원은 “정 부사장이 최근 노사의 상생 협력 등과 함께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책임 경영에 나서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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