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방재硏 지진해일 박사 이호준씨 “귀한 몸 됐죠”

  • 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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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부설 삼성방재연구소의 이호준(李昊俊·36·사진) 수석연구원은 국내에 다섯 명뿐인 지진해일(쓰나미) 박사다.

국내 대학 3학년 학생일 때 지진해일 연구를 시작해 1998년 일본 도후쿠(東北)대에서 ‘동해에서의 지진해일 위험 평가와 대책’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인근 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해 해일이 동남아 나라들을 덮치자 그의 지식을 빌리려는 요청이 곳곳에서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신문사 기자들의 취재 요청이 잇따랐다. 3개 방송사와도 12번 인터뷰를 했다. 한 방송사와는 국내 최초로 30분짜리 지진해일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기상청과 소방방재청 등 국가 기관들과 함께 한국의 지진해일 피해 가능성 및 피해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재해의 가장 큰 원인은 무지(無知)입니다. 재해를 알고 이해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각종 재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이 시급합니다.”

일본인들이 지진해일 피해가 났던 바닷가에 비석을 세우는 것처럼 미래 자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재해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장기적인 과제다.

그는 이를 위해 관료와 학자, 기업인들이 함께 힘을 합해 기술과 경험, 지식과 기록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박사는 일본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해 국립방재연구소에서 6년 동안 일한 뒤 올해 9월 삼성방재연구소에 합류했다.

삼성화재는 1979년 2월 고객의 생명 및 재산과 관련된 재난과 사고를 연구하고 예방법 등을 개발하기 위해 보험사로는 처음으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에서는 미국 방재전문가인 제임스 듀이 씨를 비롯해 건설 및 소방분야 기술사 등 모두 37명의 기술자들이 국내외에서 사고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0년까지 국내외 방재전문인력 30여 명을 보충할 계획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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