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銀 점유율 20% 첫돌파

  • 입력 2005년 1월 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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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은 7일 “지난해 10월 말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은행의 총자산은 270조 원으로 국내 은행산업 전체(1240조 원)의 21.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외국계 은행은 최대주주가 외국인인 국내 은행이나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 등 외국인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은행으로 지난해 10월 말 현재 41개다.

외국계 은행의 총자산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말 34조 원에서 지난해 10월 말 8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전체 은행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7년 말 4.2%에서 지난해 10월 말 21.8%로 17.6%포인트 높아졌다.

외국계 은행 수는 1997년 53개에서 41개로 오히려 줄었지만 국내 은행을 인수하고 우량고객을 확보해 총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

미국계 뉴브리지캐피탈과 론스타는 2000년과 2003년 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또 미국 씨티그룹은 지난해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켰다.

외국계 은행들은 전 세계에서 검증된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내 부유층 고객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 배현기(裵顯起) 금융팀장은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국내 은행보다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점도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국내 시장 공략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영국계인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는 제일은행 인수를 놓고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두 은행 가운데 한 곳이 제일은행을 인수하면 총자산 규모 순위가 각각 4위와 10위에서 3위로 올라가게 된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미국계 투자은행도 잇달아 국내 은행업 허가를 얻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강정원(姜正元) 국민은행장은 “올해는 외국계 은행들이 본격적인 토착화 전략을 추진하며 우량고객을 공략해 국내 은행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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