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예금 사상 첫 감소

  • 입력 2005년 1월 6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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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은행 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예금은행(산업은행 제외)의 예금 잔액은 510조1001억 원으로 2003년 말에 비해 5조3851억 원 감소했다.

은행예금이 연간 단위로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은행예금은 △2001년 50조9876억 원 △2002년 51조6278억 원 △2003년 30조7365억원이 증가했다.

은행예금이 감소한 것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경기부양을 위해 두 차례 콜금리를 내리면서 은행의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은행 저축성예금의 평균 예금금리는 연 3.42%로 소비자물가상승률(3.3%)과 이자소득세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0.42%로 떨어진다. 이는 정기예금에 1억 원을 넣으면 연간 42만 원가량 손해본다는 의미.

은행에서 이탈한 예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투신사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 수익증권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MMF는 16조6656억 원, 채권형 수익증권은 21조9244억 원 증가했다.

해외 주식과 채권에도 8조원 가까이 투자자금이 몰렸다.

한편 가계와 기업을 상대로 한 은행의 민간대출 잔액은 작년 말 현재 549조6083억 원으로 28조 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3년 증가분(63조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

한은은 "대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고 중소기업은 신용경색으로 돈을 빌리지 못하는 가운데 가계도 부채조정이 끝나지 않아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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