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화 안된 고객욕구 찾아라…‘마케팅 귀재’ 조운호사장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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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놓는 제품마다 히트를 치며 음료 마케팅의 기록을 잇달아 세운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 그는 호기심과 열정을 마케팅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변영욱 기자
내놓는 제품마다 히트를 치며 음료 마케팅의 기록을 잇달아 세운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 그는 호기심과 열정을 마케팅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변영욱 기자
웅진식품 조운호(趙雲浩·43) 사장은 샐러리맨 사이에서는 ‘기록의 기업인’으로 꼽힌다.

가을대추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 한국적 음료수를 개발해 내놓는 상품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입사 9년차 부장이던 1999년, 38세 나이로 웅진식품 사장으로 발탁됐다. 적자 450억 원, 부채 700억 원의 부실기업을 2년 만에 매출 2600억 원대의 알짜 기업으로 살려놓기도 했다.

그가 최근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한다’라는 책을 냈다.

1995년 가을대추를 개발할 때부터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의 제품 기획, 마케팅 및 판매 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마케팅 귀재’로부터 실전 강의를 듣는 기분. 상사와의 갈등, 쾌속 승진과 이에 못잖은 주변의 질시와 ‘태클’ 등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문장이 무척 훌륭해 ‘혹시 작가가 대행 집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조 사장은 “3개월 동안 직접 컴퓨터로 집필했다”고 말했다.

군에서 제대하면서 만든 ‘스물네 번째 겨울’이라는 제목의 작은 책자. 자신이 쓴 에세이와 직접 그린 그림을 편집해 20부를 찍어낸 수상록이었다. 요즘도 그는 ‘문학청년’ 시절처럼 틈틈이 글을 쓴다. 최근에는 시(詩) 창작과 서예도 배우고 있다.

조 사장에게 ‘마케팅 성공 비결’을 물었다. “아직 상품화가 되지 않은 고객의 숨은 수요를 찾는 것입니다. 서양 음료 일색인 아시아 음료 시장은 그래서 더욱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카콜라가 한국 시장에 진입해 40년 만에 이룬 성과를 저희는 4년 만에 달성했어요. 그렇다면 코카콜라의 100년 업적을 저희가 10년 만에 못해내리라는 법도 없지 않습니까.”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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