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LG카드채권단 정면충돌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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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추가 증자(增資)를 둘러싼 채권단과 LG그룹의 대립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LG카드 채권단은 LG카드에 대한 추가 출자전환을 사실상 거부한 LG그룹을 압박하기 위해 담보로 잡았다가 되돌려준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의 ㈜LG 지분(5.46%·1448만2617주)을 다시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채권단이 추가 증자 필요성을 알고도 쉬쉬하다 막판에야 이 문제를 꺼내놓고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이 LG그룹에 있다는 것은 억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산업은행 최용순(崔容淳) LG카드지원단장은 21일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22일 열어 LG그룹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LG그룹이 매입 채권 가운데 5000억 원을 후순위 전환사채(CB)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구 회장의 지분 회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채권단이 유동성 위기를 겪은 LG카드에 긴급자금 2조 원을 지원하는 대가로 ㈜LG 지분 5.46%를 채권단에 맡겼다.

채권단은 올해 1월 LG그룹이 지원 약속을 모두 이행하면 지분을 돌려주기로 한 데 이어 3월 말 이 그룹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 1조1750억 원어치를 모두 매입하자 지분을 돌려줬다. 그러나 정상국(鄭相國) LG그룹 부사장은 “채권단이 LG투자증권 지분을 팔아 LG카드에 출자하기로 했던 3500억 원 가운데 2717억 원을 아직 내지 않고 있다”며 “스스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약속 위반을 이유로 지분을 회수한다는 것은 불합리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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