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중교통 이용할까 생각 중입니다.” 미혼 직장인 김모씨(29·여)가 최근 자동차를 팔기로 결심한 이유다.
경제 형편이 점점 빠듯해지는 상황에서 자동차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것.
차가 꼭 필요하거나 ‘애마’를 팔기 싫은 대다수 운전자들의 걱정도 다르지 않다. 연말 대대적인 할인을 이용해 덜컥
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앞으로 하게 될 고민도 마찬가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한 ‘자린고비형’ 자동차 생활이 필요한 시점이다.》
▽‘1L로 28km를 달린다?’=기아자동차는 20일 ‘모닝 연비왕 선발대회’를 열었다. 소형차 모닝을 타고 서울∼안성간 왕복 152km를 주행해 가장 기름을 적게 쓴 운전자에게 상을 주는 행사였다.
연비왕으로 뽑힌 김나정씨(27·여)의 기록은 L당 평균 28.0km. 모닝의 공인연비 L당 15.5km보다도 12.5km가 더 나왔다.
이 행사에 참가한 40개 팀의 평균연비 역시 L당 20.2km로 공인연비를 뛰어넘었다. 운전 방식에 따라 연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김씨는 그 비결로 “과속하지 않고 경제속도로 달리는 데 가장 신경 썼다”며 정속 유지를 강조했다. 김씨는 또 곡선 구간에서는 최대한 안쪽 차선을 이용해 주행거리를 줄였고, 고갯길에서는 미리 가속페달을 밟아 그 탄력으로 ‘공짜 주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엔진회전수가 2000rpm(배기량별로 다름) 이상일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연료공급이 차단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
전문가들이 말하는 경제속도는 시속 60∼80km. 급제동과 급가속, 장시간 공회전 금지도 기본이다.
다만 시동을 건 직후에는 2∼3분의 워밍업이 필요하다. 엔진은 온도가 약 80도 이상은 돼야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그 전에 가속페달을 밝으면 연료소비가 오히려 늘어난다.
▽수리, 정비요금 아끼기=운전을 아무리 잘해도 차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연료 절감 효과는 떨어진다. 엔진오일 부족이나 부적절한 타이어 공기압 등은 연비를 떨어뜨리는 요인. 제때 정비를 안 해 나중에 더 큰 수리비를 물게 되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
자동차회사들이 정기적으로 펼치는 무상정비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들 업체는 겨울철, 설날, 장마철, 여름 휴가철 등 1년에 4회 정도 무상점검 캠페인을 벌인다. 이 기간에는 차량진단 서비스 및 소모품 등을 무상으로 받거나 수리비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 활성화돼 있는 각종 자동차 동호회 활동도 도움이 된다.
돈을 아낄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얻고 회원간 공유되는 DIY(Do It Yourself) 정보를 통해 간단한 자가 정비를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 카센터 요금 비교 등도 가능하다.
▽자동차세와 보험료 아끼기=아낄 여지가 없어 보이는 자동차세도 아끼는 방법이 있다. 자동차세를 미리 내면 할인해 주는 제도를 이용하는 것.
자동차세 전부를 1월에 선납하면 연간 세액 전체에 대해 10%가 할인된다. 3월에 내면 4∼12월 세액에 대해 7.5%, 9월에는 2.5% 등으로 할인율이 줄어든다.
보험료를 아끼려면 사고를 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보험사고가 7년 이상 없으면 할인율이 40%까지 내려가는 반면 사고가 많으면 1∼2년 안에 할증률이 최대 250%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신중한 운전자는 보험료 중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자녀 운전자가 군대나 유학을 간 경우, 운전자 나이가 보험료를 낮추는 연령대에 이른 경우 등에는 차액보험료를 환불받아야 한다.
이 밖에 주차요금 면제나 할인 쿠폰 활용하기, 차계부 기록 등은 습관처럼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좋다. ‘오일프라이스워치’(www.oilpricewatch.com) 등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서 싼 주유소를 파악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주유소만 잘 선택해도 1년에 기름값을 30만원 정도 아낄 수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자린고비형 운전자의 차량 관련 비용 줄이기 전략 | |
기름값 | -주변에서 가장 싼 주유소 알아두기 (‘오일프라이스워치’ 등 인터넷 비교사이트 활용) -주유소 무료세차 및 경품 적극 이용 -단골주유소에서 마일리지 적립하기 -차계부 쓰기 |
연료 | -목적지까지 최단거리 확인 후 출발 -급제동, 급출발, 장시간 공회전 금지 -경제속도 유지하기 -타이어 공기압 유지 확인 -자동차 정기점검 생활화 |
보험료 | -안전운전, 교통법규 준수 -보험사간 보험료 차이 비교, 확인 -운전자 수를 줄이거나 2대 이상 자동차 가입 등으로 할인 -에어백이나 ABS 장착시 보험료 할인 |
자동차세 | 연초에 세금 미리 내면 깎아 주는 할인제도 활용 |
정비, 수리비 | -자동차업체들의 무상점검 서비스 활용 -인터넷 활용해 싼 정비소 알아두기 -인터넷 자동차동호회 통해 관련 정보 확보 및 관련 소모품 공동구매 -간단한 작업은 DIY(Do It Yourself) 방식으로 자가정비 |
자료:현대자동차, GM대우자동차, 포드코리아 등 |
정비 불량으로 인한 연료 소모 영향 | ||
내용 | 연비 영향 | 점검 주기 |
점화 플러그 및 점화 계통 | 15% | 2만km |
산소 센서 및 혼합비 불량 | 10% | 2만km |
밸브 간극 | 5% | 2만km |
휠 얼라인먼트 및 균형 | 10% | 2만km |
타이어 공기압 | 10% | 5000km |
오일교환 및 에어크리너 | 5% | 5000km |
자료:기아자동차 하이테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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