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기연속 목표 초과달성 SK네트웍스 정만원사장

  • 입력 2004년 11월 7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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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본사 집무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정 사장은 “직원들을 스승을 대하는 예의로 대하고 믿음을 형성하는 게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안철민기자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본사 집무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정 사장은 “직원들을 스승을 대하는 예의로 대하고 믿음을 형성하는 게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안철민기자
《SK네트웍스의 최근 실적이 산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올해 9월까지 5분기 연속 채권단과 약속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내년 중 채권단 공동관리 졸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당초 예정인 2007년보다 2년가량 빠른 행보다. 직원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작년 초 SK사태 이후 회사 전체를 내리누르던 패배감과 무력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중심에 정만원(鄭萬源·54) 사장이 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2가 본사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정 사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1994년까지 16년간 동력자원부 석유수급과장, 통상산업부 구주통상과장 등을 지냈다. 이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인 경험이 없었던 그가 SK네트웍스를 살려낸 비결은 뭘까. 정 사장은 ‘신뢰와 감격경영’이라며 입을 뗐다. 정 사장은 작년 9월 취임하면서 “스승에 대한 예로 직원을 대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를 위해 권한은 아래로 내려주되 책임은 윗사람이 지는 풍토를 조성했다.

당시로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비쳤던 경영목표도 제시했다. 개인적으로는 1년 내에 100권의 책을 읽겠다고 약속했다.

정 사장은 이 모든 약속을 지켜냈다. 경영실적은 채권단이 기대한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자신이 읽은 책의 목록과 일거수일투족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낱낱이 공개했다.

직원들 사이에 사장에 대한 신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신뢰감은 응집력으로, 일에 대한 열정으로 화학적 변화를 거듭했다.

정 사장은 “어린 시절 동생이 잘못하면 대신 나를 꾸짖던 부친의 모습, 고교시절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보면서 느꼈던 인간 존재의 왜소함과 겸허함에 대한 반성”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늘 당부하고 있다. “2003년에 SK네트웍스를 안 살렸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평가를 듣자. 그저 괜찮은 회사로 살아났다는 평가만으로는 자존심이 상하지 않나.”

정작 정 사장 자신은 임원 시절 단 한번도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못했다. 언제나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통해 매년 ‘상식’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정 사장은 “불가능한 목표를 위해 뛰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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