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 후보 과제는…’세가족’ 내부통합 최우선

  • 입력 2004년 10월 8일 23시 45분


강정원(姜正元)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는 국내 은행산업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시중은행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강 후보는 8일 “국내 리딩뱅크의 장(長)으로 선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은행을 세계적인 은행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조직통합 리더십 △주주중심 경영신념 △국제 감각과 경험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 △은행경영 전문성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 등 6개 선정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강 후보가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동수(鄭東洙) 행추위원장은 “행추위원 만장일치로 후보를 선정했다”며 “외부의 압력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차기 국민은행장은 3년 동안 진행돼 온 내부통합 작업을 마무리 짓고 비상체제로 운영돼 온 국민은행 경영을 정상화해야 하는 등 산적한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는 옛 국민은행 노조, 주택은행 노조, 국민카드 노조 등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이뤄져 있는 국민은행의 내부를 통합하는 것.

강 후보는 “내부통합은 차기 행장에게 주어진 다른 어떤 과제보다도 심사숙고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할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정리해 놓은 생각은 없지만 취임 후 상황을 파악해 최선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3개 노조는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며 강 후보의 리더십이 의문시된다”면서 “이사회 결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내부통합 외에 가계대출과 카드부문 부실을 털어내고 소매금융의 강자로서 국민은행의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또 김정태(金正泰) 행장이 추진하다 보류 상태인 해외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김 행장이 미뤄 온 인력 구조조정 등도 해결해야 한다.

‘리딩뱅크’의 수장으로서 정부와 바람직한 관계를 설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행추위와 국민은행은 강 후보가 김정태 행장과 금융감독원간 갈등으로 빚어진 국민은행과 정부측의 골을 메워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행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김 행장측 인사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조기에 탈락하거나 행장 제의를 고사했다.

행추위는 최종 후보 압축과정에서 장병구(張炳九) 수협중앙회 신용사업 대표, 조왕하(趙王夏) 코오롱그룹 부회장 등 정부측이 선호하는 후보 대신 강 후보를 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대주주였던 서울은행의 마지막 행장으로 강 후보가 일했지만 기본적으로 시장과 주주중심의 시각을 갖고 있어 주주 및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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