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규제 잇따라 풀리는데… 시장반응 시큰둥

  • 입력 2004년 8월 2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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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관련 규제가 지방을 중심으로 완화되고 있어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최근 투기과열지구와 주택거래신고제 지역 일부를 해제할 방침을 분명히 한 데 이어 주택투기지역 7곳도 처음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미세 조정’에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워낙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대한 정확한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심리적으로는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를 활성화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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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줄줄이 완화=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주택거래신고지역 등 부동산시장의 대표적인 규제 정책들이 이미 완화됐거나 완화될 예정이다. 건설교통부는 19일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투기과열지구를 일부 해제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은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부산 광주 대구 울산 등 4개 광역시와 경남 양산시 창원시가 해제 예상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0일 처음으로 부산 북구 해운대구, 대구 서구 중구 수성구, 강원 춘천시, 경남 양산시 등 7개 지역을 주택투기지역에서 전격 해제했다. 같은 날 건설교통부는 신행정수도와 크게 관련이 없으면서 땅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충북 음성 진천 옥천 보은군과 충남 금산군 등 5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 구역에서 해제했다.

▽“아직 움직임 없다”=대구의 경우 3개 구가 투기지역에서 해제됐고 투기과열지구 해제 예상지역에도 들어 있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할 만한 지역이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는 “아직 멀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달서구 강남부동산의 김달련 사장은 “이번 주 들어서도 문의 전화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는 되살아나야 할 텐데 워낙 시장이 나빠 (정책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분양권 전매가 완전히 허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기대심리도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규제 완화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에서도 아직 찬바람은 그대로다. 거래 부진 현상도 여전하다. 24일 부산시청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미분양 가구는 5213가구로, 2개월 동안 832가구가 증가했다.

해운대구 좌동 태영공인 최금숙 실장은 “워낙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침체돼 있어 투기과열지구가 풀린다 해도 단기간에 시장이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은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당초 8월 중 분양하기로 했던 물량들을 10월로 대거 미뤄 놓은 상태다.

LG건설 윤경성 영남사업본부장은 “일단 분양시장에 숨통은 트일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전매가 무제한 허용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브랜드별 선호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영구 민락동에 지어지는 주상복합 ‘광안 하이페리온’ 시행업체 ‘더 감’의 이기성 대표는 “다른 규제완화책 없이 단지 전매 한두 번이 가능해진다고 부산 부동산 시장이 근본적으로 호전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적으로는 도움=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련의 정부 조치들이 급격한 시장 위축을 다소 완화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정부 정책이 해당지역의 전반적인 주택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가 규제를 해제하는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실수요자가 구매에 나설 수 있는 심리적인 환경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대규모 조정 장세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연말까지 하향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투기과열지구 해제 예상지역의 주요 아파트 분양 계획
지역아파트가구수평형건설회사
경남양산시한일유앤아이1,685 20∼52한일건설
일신휴먼빌2,027 24∼40일신건영
창원시주공(국민임대)1,442 16, 19대한주택공사
주공(공공분양)2,706 20∼57
광주북구한화꿈에그린645 27, 34, 44한화건설
벽산블루밍2,753 25, 33, 34,45, 46, 56벽산건설
대구달서구신일해피트리678 33, 47, 57㈜신일
코오롱하늘채1,126 33, 34, 43, 48, 53코오롱건설
달성군주공(국민임대)801 16A, 16B,16C, 16D, 20,21, 24A, 24B대한주택공사
래미안달성1,451 33A, 33B,33C, 39A,39B, 39C,48A, 48B,48C삼성물산
북구신성미소지움866 24, 28,32, 43신성건설
부산남구SK뷰3,000 34, 39, 47, 48, 59, 67, 69, 75, 82, 88, 98SK건설
대주파크빌1,117 34, 40, 49, 53, 59, 67, 75대주건설
부산진구성원상떼빌945 33, 34,35, 49성원건설
사상구롯데1차2,007 25, 33,41, 42롯데건설
롯데2차1,518 24∼45롯데건설
영도구한화꿈에그린1,650 33∼58한화건설
the#피에스타629 39, 43, 44, 54, 82, 85, 86포스코건설
울산남구매곡푸르지오1,158 28, 33A,33B, 40대우건설
신성미소지움1,517 24, 34,35, 45신성건설
I-PARK1차954 36, 37,42, 43현대산업개발
북구벽산블루밍1,765 29, 30, 33, 34, 39, 50벽산건설
현대홈타운1,443 26∼44현대건설
분양 내용은 업체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자료: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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