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급증株 노려볼까… 2분기 22개社 50%이상 증가

거래소와 코스닥에 있는 대형 기업 100개 가운데 22개의 2·4분기(4∼6월)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는 12일 거래소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2·4분기 실적(잠정)을 분석한 결과 상장회사 7개와 등록기업 12개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3개 상장회사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우리증권 신성호 상무는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이 급증했다는 건 불황을 극복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거나 영업 관련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깜짝 놀랄 만한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올린 기업은 대부분 정보기술(IT)업체였다. IT 경기가 불안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은 3조73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1.6% 많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추정치보다는 8% 안팎 적은 것이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서도원 애널리스트는 “유가 등 외부 악재에 흔들리지 않는 이익 구조”라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휴대전화 부품을 만드는 인터플렉스와 유일전자의 영업이익은 각각 293.5%와 62.1% 늘었다.

반도체장비와 부품 생산 기업 중에서는 탑엔지니어링과 LG마이크론의 실적이 돋보였다.

탑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2.9% 많은 96억원. 이 회사 분기 영업이익 집계사상 최고액이다.

LG마이크론은 컬러 브라운관 핵심 부품인 ‘셰도 마스크’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을 톡톡히 봤다. 이른바 ‘중국 쇼크’로 주가가 출렁거렸던 한진해운 실적도 양호한 편. 매출액은 1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 상승률은 208.1%에 달했다. 컨테이너 부문과 벌크 부문 매출액이 각각 8.8%와 49.5% 증가한 덕이다.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증가율만 보고 기업의 성장성 여부를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영업이익 급증이 올해에 국한된 요인 덕분인지, 전년 동기의 특수한 사정은 없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영업이익 증가율 못지않게 매출액과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외형인 매출액이 주식시장의 평가가치인 시가총액보다 적다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기업이 설비투자를 외면하고 공장 가동률만 늘려 이익을 극대화했다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상무는 “이익금을 공장 증설 등 설비를 늘리는 데 쓰지 않고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다 쓴다면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2·4분기 영업이익 50% 이상 증가 기업(단위:억원, %)
기업	매출액	영업이익
*심텍	354(92.7)	32(2874.1)
신한금융지주	30,418(106.1)	4,192(660.7)
*인터플렉스	936(140.8)	175(293.5)
*탑엔지니어링	230(112.3)	96(292.9)
중소기업은행	16,313(11.1)	1,411(283.9)
*LG마이크론	175(50.5)	165(249.9)
삼성전자	149,795(52.3)	37,330(221.6)
한진해운	15,873(15.0)	2,215(208.1)
*아모텍	151(89.0)	45(191.1)
*에이스디지텍	175(17.6)	43(163.6)
*에스에프에이	1,224(101.4)	180(158.8)
*인선이엔티	278(65.5)	59(146.6)
엔씨소프트	596(63.0)	269(131.1)
*서울반도체	359(10.7)	72(128.4)
*하나로텔레콤	3,631(5.43)	406(125.7)
삼성SDI	16,442(57.7)	1,814(101.3)
*유일전자	551(63.0)	100(62.1)
*옥션	258(75.6)	80(51.9)
LG전자	60,290(29.0)	3,952(50.7)
SK	37,863(24.6)	3,102(흑자전환)
하이닉스반도체	16,835(116.0)	6,480(흑자전환)
삼성전기	9,131(13.6)	634(흑자전환)
자료:동원, LG, 삼성, 현대증권 거래소와 코스닥 시가총액 50위권 기업 잠정 실적 기준. *는 코스닥 기업. 괄호 안은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