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골동품車 350여대 수집 백중길씨

  • 입력 2004년 7월 23일 18시 24분


“경기 남양주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박물관을 세울 겁니다.”

30년이 넘는 기간 골동품 자동차를 수집해온 백중길(白重吉·61·사진)씨가 북한강 주변인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에 자동차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화제다.

백씨는 이미 금남리에 2500평의 부지를 매입했다. 현재 이곳엔 220대의 골동품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백씨는 앞으로 인근 부지 3000평을 더 사들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200종 350대의 차량이 모두 전시된 박물관을 세울 계획이다.

백씨의 이런 계획에 대해 남양주시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광길(李光吉) 남양주시장은 “백씨가 소유한 골동품 자동차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박물관 건립을 위해 국비나 도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씨가 골동품 자동차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 선친으로부터 자동차부품회사를 물려받으면서부터다. 자동차들이 하나둘 단종 될 때마다 지금 사두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진다는 생각에 희귀 차종을 접하면 ‘무조건’ 사들였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북한 간부가 타고 나온 80년대 모델 ‘벤츠450’도 백씨의 소유품. 그의 자동차가 등장한 영화와 드라마가 3000편에 이를 정도로 그가 없었다면 20∼30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이 존재할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차량의 유지관리비만 하루 평균 20만∼30만원이 들어간다고 백씨는 말했다.

그가 소유한 가장 오래된 차는 1933년 제작된 포드차로 구입비는 1000만원 정도였지만 수리비는 3000만원이 넘게 들었다.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탔던 것으로 알려진 1973년식 방탄용 캐딜락 리무진도 불하받아 소유하고 있었지만 80년 초 청와대에서 보안상 이유로 반납을 요구해 반납한 적도 있다.

백씨는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자동차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박물관 건립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양주=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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