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신용불량자 크게 줄었다

  • 입력 2004년 6월 27일 14시 52분


은행연합회가 매월 발표해 온 전국 신용불량자 통계에 이미 사망한 10만 여 명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한 통계조정을 감안(사망자 숫자 포함)한 신용불량자 증가율도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사람들의 생사 여부를 행정자치부 전산망을 통해 조회한 결과 올해 5월 말 현재 10만2000명이 사망자였다"며 "사망자를 뺀 신용불량자 수는 373만7319명으로 4월 말보다 2.3% 줄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장덕생(張德生) 홍보부장은 "신용불량자 정보는 각 금융회사가 입력하고 은행연합회가 이 정보를 취합해 통계를 만들어 왔다"며 "신용불량자 정보 일제 정비를 하며 행정자치부에 조회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본인은 물론 가족도 금융회사와 연락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과 연락이 닿아 사망 사실을 확인하거나 유족이 알려오지 않으면 정보를 수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은행연합회가 늦게라도 '통계 조정'을 한 것은 잘 한 일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뒤늦게 사망자까지 조회한 것은 정부의 '신용불량자 숫자 줄이기' 방침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와 은행연합회는 올해 3월 말 통계부터 국가채무(세금 및 법원 채무) 연체자를 신용불량자 통계에서 제외했고 5월 말 통계에서 사망자 숫자를 뺐다.

그러나 통계 조정을 감안하더라도 신용불량자 증가 추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 사망자를 포함시킨 5월 말 신용불량자 수는 4월 말보다 1만4459명(0.38%) 늘어나는데 그쳐 월별 증가율은 2002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또 사망자와 국가채무 연체자 등을 모두 포함한 5월 말 신용불량자 수는 398만6000명으로 전달보다 0.34%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국금융연구원 임병철(林炳喆) 연구위원은 "한마음금융(배드뱅크) 및 신용회복위원회, 개별 금융회사 등의 신용불량자 구제 대책이 실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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