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北진출 겁내지 마세요 손실 생기면 보험으로 해결”

  • 입력 2004년 6월 23일 18시 19분


코멘트
박주일기자
박주일기자
“북한의 정치적 리스크(위험)도 보험으로 해결하겠습니다.”

공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내부 승진을 통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수출보험공사 김송웅(金松雄·사진) 사장. 그는 36년간 바닥에서부터 다져온 경험을 기초로 지금껏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재원이 문제이긴 하지만 북한 진출 기업들의 리스크를 보험으로 해소해 주겠다는 것.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특구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예기치 않은 정치적 변수로 인해 자산이 몰수되거나 수용되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투자보험을 신중하게 검토 중입니다.”

김 사장은 우선 보험료율을 낮춰 기업들의 부담을 없애는 한편 현지에서 생산돼 해외로 팔리는 물품에 대한 수출보험도 적용할 계획이다. 남북교역 활성화라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한국 중소기업들의 활로를 터주기 위한 포석이다. 시중은행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풍부한 유동성을 갖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

최근 시작한 해외채권 추심 업무도 그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규 사업. 수출 기업들이 해외에서 떼인 돈을 찾아주는 것으로 현재 180억원의 대금 회수를 의뢰받은 상태다. 그는 “앞으로 공사 직원들이 사무실이 아닌 중소기업 현장에 가 있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경기고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 1968년 수출보험공사의 전신인 대한재보험공사에 입사했다. 총무부장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지사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달 3일 공모(公募)를 통해 사장에 취임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