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SW 공룡’ 탄생하나…MS-SAP 작년 합병협상

  • 입력 2004년 6월 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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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절대강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 SAP가 합병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두 회사는 합병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양사가 합칠 경우 개인용 소프트웨어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기업이 탄생한다는 점 때문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절대강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 SAP가 합병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두 회사는 합병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양 사가 합칠 경우 개인용 소프트웨어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기업이 탄생한다는 점 때문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MS와 SAP는 지난해 말부터 합병 협상을 벌여 왔으며 상황이 여의치 않아 협상을 중단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당초 두 회사는 1년여 동안 전략적 제휴를 하는 문제를 놓고 작년 하반기에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다 MS측이 작년 말 합병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논의하자고 제의하면서 양측은 수개월 동안 협상을 벌이다가 올해 초 중단했다. 두 회사는 독점혐의로 기소된 경쟁업체 오라클이 재판 진행 과정에서 MS와 SAP의 합병 협상을 공개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7일 그동안의 과정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현재로선 합병 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SAP측은 “증시의 주목을 받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SAP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선도적 위치를 강화하려는 방안들을 모색해 왔으며 MS와의 협상도 이런 작업의 일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합병 협상 중단 뒤에도 서비스 제휴와 특허 교차 사용 등에 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MS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MS와 SAP가 합친 거대 소프트웨어업체 탄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두 회사 제품이 상호보완관계에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MS와 SAP는 모두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지만 타깃 고객층이 다르다. MS는 종업원 10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을 겨냥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반면 SAP는 전 세계 대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MS의 경우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으며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SAP도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좀처럼 성장하지 않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을 진지하게 논의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두 회사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오랫동안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어 전문가들은 양 사의 합병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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