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사관계 악순환 끊자

  • 입력 2004년 5월 31일 18시 24분


코멘트
노사 대표들과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측의 31일 청와대 만남이 노사관계 개선의 새 계기가 되기를 국민 모두 바랄 것이다. 노사간의 불신과 비타협, 분규와 파괴적 충돌, 정부의 원칙 없는 개입, 법보다 힘에 좌우되는 미봉적 문제해결이 악순환되는 한 경제 살리기의 희망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사정(勞使政) 지도자회의’를 가동하자고 제의했다. 이 제안은 우선 노사정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을 노사정간의 공식협의체로 복귀시킴으로써 노사문제 협상의 실효성을 높여보자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라도 대화채널을 갖추어 노사간 대립과 갈등구조를 완화하고 주요 현안 타결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갈 수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어제 회동에서 노사 양측은 비정규직 문제, 주5일 근무제, 노조의 경영참여, 사회공헌기금 조성 및 올해 임금 인상폭 등에서 여전히 큰 이견을 보였다. 노사간에 합의점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그렇다고 정부가 기업현실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명분론에 빠져 무리한 교통정리를 시도해서도 안 된다.

여기서 노사정은 ‘무엇을 위해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해야 하는가’를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요컨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사관계여야 한다. 이를 통해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고 우리 기업과 산업의 성장 견인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간담회에서 말했듯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 소득 2만달러 시대의 달성이 어렵게 돼 노사와 국민 모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당장의 내 몫에만 집착해선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