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인데도…” 車업계 재고 비명

  • 입력 2004년 5월 26일 17시 56분


내수 침체에다 고유가까지 겹쳐 자동차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자 자동차업계가 본격적인 재고량 조절에 나섰다.

자동차업계는 한 해 가운데 승용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인 5월에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자 조업까지 단축하고 있다. 또 ‘출혈 마케팅’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판매 때 제공하는 각종 할인 혜택을 6월부터 감축하기로 했다.

▽늘어나는 재고=현대 기아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등 국내 5개 자동차 메이커에 따르면 2월 국내 재고량은 11만8500대였다. 이는 국내 재고량이 월 12만대를 넘었던 1998년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치다.

3월부터 자동차회사들이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재고량은 10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월 기준으로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5월에도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자 업계는 수출을 늘리지 않으면 일시 줄었던 재고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각 자동차사는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을 동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지만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팔린 자동차는 4만8469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특히 휘발유를 쓰는 배기량 1500cc 이상 중대형 승용차의 판매가 크게 줄어 재고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조업단축 등 대응 비상=자동차업계는 최근 재고를 줄이기 위해 조업을 단축하는 등 비상조치에 착수했다.

GM대우차 부평 2공장은 이달부터 월 근무 일수를 4일 정도 줄이는 등 조업을 단축했다.

현대자동차는 4월부터 재고량을 50%가량 더 늘렸다. 또 소형 상용차인 스타렉스 등 일부 내수용 차종을 생산하는 라인의 잔업과 특근을 줄이기로 했다.

한편 각 자동차사는 지금까지의 공격적 마케팅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마케팅 비용만 늘었다는 판단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각종 혜택을 줄이기로 했다.

GM대우차는 6월부터 무이자 할부 및 마이너스 할부 프로그램을 중단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수출 물량을 늘리는 대신 차종별로 수십만원씩 깎아주는 할인 혜택을 점차 줄이기로 했다.

쌍용차 역시 코란도 밴과 무쏘 밴 등에 대한 세금 지원 프로그램을 6월부터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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