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 장세 ‘시스템 펀드’ 투자해볼까

  • 입력 2004년 5월 23일 18시 06분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고치(936.06)를 기록한 지난달 23일. 인천에 사는 김모씨(47)는 쌈짓돈 5000만원을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나는 ‘인덱스형 펀드’에 가입했다. 주가가 1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날 이후 주가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자 이달 7일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손실을 감수하고 펀드를 해지하거나 주식을 파는 것)를 했다. 이때까지 그가 본 손실은 10%가 넘었다. 그렇다고 요즘 같은 저금리에 은행에 돈을 맡겨 놓기가 불만스러웠던 김씨는 주가가 반등세를 보인 13일 다시 인덱스형 펀드에 가입했다. 그리고 또다시 주가가 떨어지면서 20일 현재 7%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최근 주가가 하루 20포인트 이상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김씨처럼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적잖다. 이런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노려볼 만한 펀드들을 소개해 본다.

▽공식대로 투자한다=전문가들은 우선 주가 움직임에 따라 기계적인 시스템 매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시스템 펀드’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권한다.

이 펀드는 펀드 운용자가 시장을 예측해 주식 종목을 선택하고 매매 시기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공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분할해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분할해 사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대한투자증권의 이상훈 상품개발팀장은 “시스템 펀드는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이나 주식시장이 횡보(橫步)하거나 일정한 범위에서 상승, 하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펀드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정됐기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때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기 쉽다.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인다=‘적립식 펀드’도 요즘과 같은 롤러코스트 장세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이 펀드는 정기적금처럼 매월 일정한 돈을 내고 운용사는 그때마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푼돈으로 목돈을 만드는 재미에다 분산투자를 하기 때문에 시장이 급변동하면서 생기는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증권사들이 가입자에게 무료 보험 가입이나 문화상품권 무료 지급 등과 같은 부가서비스를 덤으로 주는 것도 장점이다.

주식 편입비율에 따라 크게 성장형(편입 비율 80%) 안정형(50%) 혼합형(30%) 등으로 상품이 나뉘므로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또 가입기간을 최소 3년 이상 가져가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 따라 펀드를 바꾼다=주가가 오락가락하는 것에 맞춰 펀드 운용 방식을 바꿈으로써 수익을 내는 ‘엄브렐러 펀드’도 있다.

이는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인덱스형’과 반대로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내는 ‘리버스 인덱스형’을 ‘자(子)펀드’로 두고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두 펀드를 별도의 수수료 부담 없이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자자가 직접 시장 전망을 하고 펀드를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만약 시장 예측을 잘못할 경우 투자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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