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MGM 인수로 옛 영광 재연?

  • 입력 2004년 5월 17일 17시 38분


소니가 미국의 영화제작 및 배급사인 MGM을 5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MGM 본사 정문. 동아일보 자료사진
소니가 미국의 영화제작 및 배급사인 MGM을 5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MGM 본사 정문. 동아일보 자료사진
《“MGM을 인수해 미디어 그룹인 타임워너와 맞선다?”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컬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한 소니가 최근 미국의 영화제작 및 배급회사인 MGM을 50억달러(약 6조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영국의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보도했다.》

▽MGM 인수하면 과거 명작 영화도 따라 온다=이미 음반사까지 소유하고 있는 소니가 MGM까지 인수하는 데 성공할 경우 소니는 타임워너에 대적할 만한 위치로 부상한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소니가 인수에 성공하면 영화사 두 개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얻는 비용 절감 효과 못지않게 ‘닥터 지바고’ ‘007시리즈’ 등 MGM이 소유한 4000여편의 영화 판권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 여기에는 200개가 넘는 아카데미상 수상작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콘텐츠를 케이블 방송국이나 DVD 제작에 ‘재활용’할 경우 막대한 수익이 보장된다.

특히 기존 DVD를 고화질 DVD로 바꾸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한다면 MGM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영화 판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니의 고민=그러나 소니가 MGM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소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이 잡지의 분석.

샤프, 파이오니아, 마쓰시타 등 다른 경쟁사들의 경우 최근 속속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반면 소니는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DVD리코더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가전부문은 최근 350억엔(약 3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게임 사업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돼 최근 영업이익이 40% 급감했다.

‘플레이스테이션 2’의 판매가 줄면서 소니는 5월 11일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엑스박스의 추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선단식 경영에서 전문화로=이 때문에 소니는 지금처럼 반도체 칩에서부터 게임, 영화,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직접 다 하기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회사처럼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 전략을 선택해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MGM을 인수할 경우 소니의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위기에 직면한 가전부문과 게임부문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내놓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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