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5월전망 초반부터 빗나가

  • 입력 2004년 5월 9일 18시 20분


국내 증권사들의 5월 증시 전망이 크게 빗나가고 있어 그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투자증권은 이달 3일 발표한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종합주가지수가 4월 말 급락했으므로 5월 초에는 추가 하락 없이 850선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증권도 이달 초 ‘주식시장 아직도 건강하다’는 보고서를 통해 “4월 말의 급락세가 진정되고 5월 한 달 동안 종합지수는 860∼940을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중장기적으로는 증시의 호재”라는 낙관적인 분석과 함께 5월 한 달 동안의 종합지수 변동 범위를 870∼940으로 제시했다.

현대증권도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5월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확장, 세계 경제 회복과 정보기술(IT) 경기 호조에 따른 한국의 수출 증가 등을 근거로 3개월 기준 예상 지수를 기존의 800∼950에서 900∼1050으로 높였다.

하지만 종합지수는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기 직전인 지난달 23일(936.06)을 최고점으로 급락을 거듭해 7일 종가기준으로 838.74로 100포인트가량 떨어진 상태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 충격’의 영향을 과소평가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이들 증권사는 5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 긴축이 부풀려졌다”(LG투자증권)거나 “중국 경제 둔화는 맞서 볼 만한 악재”(현대증권)라는 평가로 일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투자전략팀장도 “중국 정부가 예상보다 강력한 경기 긴축 운용 방침을 내놓은 데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이에 예상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게 5월 증시 전망을 빗나가게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