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직원횡령 책임 민종구 수석부행장 사의

  • 입력 2004년 4월 29일 17시 57분


민종구(閔鍾九)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이 29일 우리은행에 합병된 옛 우리신용카드 전(前) 직원 2명이 저지른 400억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민 부행장이 우리카드 대표이사 재직시 발생한 직원들의 횡령사고로 도덕적인 책임을 통감해 사표를 제출했고 이를 수리했다”며 “횡령사건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횡령 사고 관련자 20여명을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책 대상에는 민 부행장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법인 인감 관리 소홀과 형식적인 일일 감사 등 기본적인 내부 통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백재흠(白在欽) 은행검사1국장은 “우리은행과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조직 분위기가 이완된 데다 합병 이후 신분 불안에 따른 도덕적 해이까지 겹치는 바람에 원시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박 과장 등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당좌예금 354억원과 국세 환급금 46억원 등 총 400억원을 5차례에 걸쳐 무단 인출해 미래에셋증권 등 8개 증권사에 김모씨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한 뒤 주식 및 선물·옵션거래에 투자했다가 363억원을 손해 봤다.

이들은 또 횡령한 자금 중 37억원은 카지노 도박(15억원)과 친인척의 채무상환(7억원), 승용차 구입 및 도피 자금 마련(15억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