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투자, 갈수록 국내 부진 해외 활발

  • 입력 2004년 4월 29일 15시 27분


국내 설비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제조업체의 해외 투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어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9일 재정경제부의 '1·4분기(1~3월) 해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의 해외 투자 규모는 9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1·4분기의 7억1000만달러에 비해 31%나 증가했다.

특히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의 해외 투자가 지난해 1·4분기보다 63.6%나 급증한 7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는 같은 기간 20% 늘어나는데 그쳐 제조업의 해외투자가 대기업 주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을 포함하는 전체 해외투자 금액은 올해 1·4분기 중 1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8.5% 증가했다.

투자 규모에서도 1000만 달러가 넘는 대형 투자가 18건, 8억8000만 달러로 작년 1·4분기의 13건, 5억1000만 달러에 비해 건수로는 38.5%, 금액으로는 72.5%나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한국 기업들의 최대 투자처인 대(對) 중국 투자가 작년 동기에 비해 35.2% 늘어난 7억3000만 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의 48.3%를 차지하며 미국의 2억3000만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이처럼 제조업체들의 해외진출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국내 설비투자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어 제조업 공동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2.1%가 증가하며 7개월만에 하락세를 벗어났던 설비투자는 일반 산업용 기계와 자동차 등에 대한 투자가 부진해 지난달에는 6.8% 감소로 돌아섰다. 이로써 1·4분기 전체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 줄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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