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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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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 20일자에 따르면 맥도널드 CEO 짐 캔탈루포가 19일 오전 4시53분 사망하자 맥도널드는 6시간 뒤 긴급 이사회를 열어 찰리 벨 최고운영책임자(COO)를 CEO로 선출했다.
이는 맥도널드가 이미 2002년 말에 후임자를 정해놓는 등 ‘CEO 유고시 행동요령’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신속하게 후계자를 선출해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월스트리트 저널의 평가.
경영학 교과서는 “모든 기업은 항상 후계구도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지만 대체로 기업들은 CEO가 갑자기 숨질 경우에 대비해 ‘대행체제’만 마련해놓고 있을 뿐이다. 보통 가장 나이가 많은 이사가 ‘CEO 대행’ 역할을 하면서 후임 CEO 선발절차를 주관하는 것.
이럴 경우 회사가 CEO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따른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나의 경우 지난해 9월 매글리오체티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갑자기 숨지고 ‘대행 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몇 달 동안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다나는 올해 3월에야 제너럴모터스(GM)에서 영입한 마이클 번즈를 후임 CEO로 선출했다.
1991년 1월 질레트의 최고경영자인 콜먼 모클러가 은퇴를 1년 앞두고 급사했다. 질레트는 모클러가 죽기 몇 달 전에 알프레드 자이엔을 공동회장 겸 COO로 선출해놓기는 했지만, 모클러 후임자에 대해서는 분명히 해두지 않았다. 결국 한 달간의 혼란을 겪은 뒤에야 질레트 이사회는 자이엔 회장을 후임자로 선출했다.
앞으로 기업 이사회는 맥도널드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 최고경영자의 은퇴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비한 후계자구도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게 월스트리트 저널의 지적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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