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할인점 알디, 월마트에 도전장

  • 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11분


독일 최대 할인점 ‘알디’가 초저가 전략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며 ‘제2의 월마트’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한 고객이 쇼핑을 마친 뒤 알디 매장을 나서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독일 최대 할인점 ‘알디’가 초저가 전략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며 ‘제2의 월마트’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한 고객이 쇼핑을 마친 뒤 알디 매장을 나서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독일 최대 할인점 알디(Aldi)가 유럽 대륙을 넘어 미국 시장마저 넘보면서 ‘제2의 월마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알디는 칼 알브레히트와 테오 알브레히트 형제가 1948년 창업한 할인점. 알디는 두 형제의 이름 첫 자인 ‘알’과 할인점(디스카운트 스토어)의 첫자인 ‘디’를 따서 만든 이름.

알디는 최근 2010년까지 미국에 매년 40개의 점포를 신설해 총점포수를 1000개로 늘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월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소매점들을 인수해 월마트와 정면대결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미국 시장을 넘보는 알디=세계 11위의 할인점인 알디는 현재 연간매출 370억달러로 월마트의 2587억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그런데도 알디가 ‘제2의 월마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최근 눈에 띄게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

시장전문조사기관인 AC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알디의 유럽 식료잡화점 시장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두 배인 9.5%로 성장했다.

알디는 76년 미국 아이오와주에 첫 번째 미국 점포를 개설했으며, 이미 북미지역에서 48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6일자)는 “91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할인마트 알디가 고속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월마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의 빌 워츠 대변인은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월마트는 현재 알디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디의 경쟁력=비즈니스위크는 “은행 부채를 쓰지 않고 현금만을 동원해 매장을 늘려가며 양질의 상품을 초저가로 판매하는 알디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경쟁 업체들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디는 직원 채용과 광고를 최대한 자제해 비용을 줄이는 대신 상품가격은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다.

알디의 매장을 둘러보면 우선 그 가격에 놀란다. 냉동피자 3개 묶음이 3.24달러에 불과하며, 고급 포도주인 카르비네 1병을 2.36달러에 살 수 있다. 21달러짜리 코트도 있다.

생산업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들여온 상품에 자체 브랜드를 부착해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있는 것.

월마트가 15만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비해 알디는 700여 가지 상품만 판매한다. 제품 종류를 줄여 그만큼 가격과 품질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다.

독일의 시장조사 업체인 GFK에 따르면 독일 국민 89%가 지난해 알디 할인점에서 최소한 한 번은 쇼핑을 했다. 공동 창업자인 칼 알브레히트는 23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포천지에서 세계 3위의 부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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