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훈풍에 종합주가지수 900선 단숨에 돌파

  • 입력 2004년 4월 6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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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와 실적, 수급(외국인 순매수) 등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6일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다시 돌파했다.

지난달 9일 900선이 무너진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통령 탄핵 등으로 820선까지 밀리던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경기회복을 알리는 경기지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내 기업의 1·4분기(1∼3월)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실적)’가 확실시 되고 있다.

관망하던 외국인들이 ‘한국 물’ 사재기에 다시 나서면서 주가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내수 회복,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 등과 같은 호재가 이어질 것”이라며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오름폭에 대해선 920∼1000선까지 다양했다.

▽‘삼박자’ 호재에 치솟는 삼성전자 주가=이날 증시는 미국발 훈풍으로 개장 직후부터 주가 900선을 돌파했다. 미국 증시는 3월 고용보고서 등 경기회복을 알리는 각종 거시경제 지표 개선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했다. 특히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4년 만에 가장 많은 30만8000개로 나타난 고용보고서는 ‘일자리 없는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반도체 D램 가격 급등 소식에 힘입어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업종이 폭등한 것도 이날 주가상승세의 요인이었다. 삼성전자는 59만5000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60만원대 등극을 눈앞에 뒀다.

최홍 랜드마크 투신운용사장은 “원화 강세도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며 “주가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과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기대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은 7744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왕성한 ‘식욕’을 드러냈다. 이는 사상 네번째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이날 1000억원을 웃도는 순매수 공세를 펼쳤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는 “지난해 7월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오던 코스닥시장이 이달 초를 고비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1000고지는 언제?=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시장의 회복 조짐, 총선 이후 정국 안정 등과 같은 호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업종이 계절적으로 2·4분기(4∼6월)에 최고 호황을 누리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사자’ 주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는 “일반적으로 실적 발표가 이뤄지는 시점에 주가는 강보합세를 유지한다”며 “국내외 경기 상황과 반도체 가격 동향 등을 고려할 때 주가는 5월 말이나 6월 초 100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의 상승세를 꺾을 만한 악재가 당분간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박만순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주가는 930선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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