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증대냐 경영권 방어냐…현대車 주식소각 해석차

  • 입력 2004년 3월 15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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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 주말 발표한 주식 소각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결정의 무게 중심이 ‘주주가치 증대’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가운데 어느 쪽에 있느냐가 관심의 초점이다.

현대차는 12일 주식시장이 마감된 직후 이달 15일부터 6월 15일까지 장내에서 132만주(0.6%)를 사들여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종가기준 주식 매입비용은 약 661억원.

시장에서는 주식을 소각하면 주당 순이익이 높아져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몇 년 동안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내고도 배당이나 주식 소각 등에는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2003년 배당성향(순이익 가운데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16.3%로 거래소 상장 기업의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며 “현대차의 주가 할인 요인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대 주주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경영권 다툼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주식 소각 이후 정몽구 회장의 우호 지분은 27.99%에서 28.15%로 0.16%포인트, 2대 주주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지분은 10.44%에서 10.49%로 0.05%포인트 높아진다.

우리증권 박성진 애널리스트는 “다임러측은 현대차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15%까지만 지분을 늘릴 수 있어 주식 소각에 따른 혜택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UBS증권 장영우 전무는 “현대차의 주식 소각은 대주주의 지분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며 “튼튼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주식 소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은 현금과 예금 1조4430억원을 비롯해 5조440억원에 이른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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