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국가대표 출신 대우自販 이사 임병진 본부장

  • 입력 2004년 3월 8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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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로프 없는 링’과 같습니다. 권투 경기장보다 더 냉정한 싸움터죠. 링 위에서 다운되면 카운트를 셀 때 다시 일어날 기회라도 주지만 사회는 낙오자에게 좀처럼 다시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대우자동차판매 전남본부 임병진 본부장(48)은 영업맨과 권투선수의 차이를 이렇게 말했다.》

임 본부장은 1970년대에 페더급 국가대표 권투선수로 활약했다. 1975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 1977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킹스컵국제복싱대회 은메달, 1979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프레지던트컵대회 금메달 및 최우수선수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대우와는 1975년 대우아마추어복싱팀 창단 멤버로 입단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1980년 은퇴 후 인사부에서 근무하다 1990년 ‘영업의 링’에 뛰어들었다.

“선수 시절 147번 싸워 143번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상대 선수를 철저히 분석한 덕분입니다. 지면 왜 졌는지 반드시 따져 같은 선수에게 두 번 지지 않았죠.”

그는 영업도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는 영업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벌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차를 전시했을 땐 차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저녁거리용 순두부를 나눠주기도 했고, 애프터서비스 이벤트 자리에 붕어빵 기계를 설치한 뒤 붕어빵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른바 ‘5감 만족 서비스’가 그의 목표.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그는 1997년 경기 구리 지점장 시절 전국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호남본부장으로 발령을 받은 뒤에는 판매가 부진한 이 지역의 영업 실적을 전국 4위까지 끌어올렸다.

“주눅이 들어있는 듯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데 역점을 뒀습니다. 사무실에서 함께 국민체조도 하고 구호도 외치면서 활기차게 아침을 시작하니까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임 본부장은 실적과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이사로 승진했다.

권투선수에서 자동차회사 임원까지…. 그는 “한 번에 KO를 노리기보다는 잔 펀치를 꾸준히 날리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엿보는 것이 영업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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