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다 비싼 유모차…"내 아이는 소중하니까요"

  • 입력 2004년 1월 28일 16시 16분


한두명의 자녀를 가진 맞벌이 부부를 나타내는 '듀크(DEWK·dual employed with kids)족'이 일반화되면서 경기불황 속에서도 유아용품 시장의 전반적인 고급화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명품 유모차 '클래식'의 가격은 155만원. 아기의 성장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교체형 시트까지 구입할 경우 가격은 185만원이다.

28일 현재 중고차 매매사이트에서 검색된 94년형 1500cc 차량의 거래가격이 150만원이니 '차보다 비싼 유모차'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유럽에서도 명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탈리아제 '잉글레시나'의 한국총판 업체 ㈜끄레델이 지난해부터 선보인 '클래식'은 영화에서 보았던 귀족풍의 침대형 유모차이다.

고급 충격흡수장치로 아기에게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하는 '클래식'은 폴리우레탄 소재의 바퀴를 사용해 마모가 적고, 뛰어난 안전성과 주행성을 자랑한다.

특히 업체측은 "크롬 재질의 프레임과 천장 안쪽의 우드 스타일은 모두 이탈리아 장인의 섬세한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명품의 품위를 한층 높였다"고 설명했다.

㈜끄레델(www.inglesina.co.kr) 박영배사장은 "출산율이 점차 떨어지면서 아이를 한명만 키우는 젊은 부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비록 고가의 제품이라도 자신의 아기를 위해서는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대부분"이라며 "신혼부부 뿐만 아니라 손자, 손녀를 위해 선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박사장은 "경기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명품 잡지를 통해 소개되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매달 2배씩 증가하고 있다"며 "기능성보다도 예쁜 디자인때문에 구입한다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금까지 가벼운 휴대용 유모차가 주종이던 국내시장에서, 최근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하는 유럽형 유모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유럽형 유모차의 성공에 자극받은 몇몇 유통업체들이 새로운 유럽형 브랜드의 수입을 준비하고 있어 2004년 '유아용 명품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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