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전과 유명 증권분석가, 30억 날리자 다시 강도짓

  • 입력 2004년 1월 12일 18시 22분


증권전문가에서 강절도범으로 전락해 주한외교관 사저 등 서울 강남과 용산구 이태원 일대 고급주택가를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강절도 행각을 벌여온 한모씨. -연합
증권전문가에서 강절도범으로 전락해 주한외교관 사저 등 서울 강남과 용산구 이태원 일대 고급주택가를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강절도 행각을 벌여온 한모씨. -연합
케이블TV 증권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했던 40대 증권분석가가 주식에 투자했다가 30억원을 날린 뒤 강·절도 등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해 3월경부터 주한외교관 사저 등 이태원과 강남 일대의 고급주택가를 돌며 상습적으로 강도 강간 절도 행각을 벌여온 혐의로 한모씨(44)를 12일 구속했다.

1982년부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강도 강간 등의 혐의로 11년간 복역한 한씨는 1996년 교육용 불법 복제 비디오를 제작하며 번 돈을 증권에 투자하면서 증시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2001년 3월부터 2년여간 인터넷 금융정보제공업체의 투자정보사업본부장을 지내면서 케이블TV의 증시해설가로 출연하는 등 ‘증권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러나 2002년 12월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30억원을 한꺼번에 날린 한씨는 젊었을 때 손을 댔던 강·절도를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주한영국영사 F씨(53·여)의 사저에 들어가 7, 8점의 보석과 현금 100만원을 훔친 것을 비롯해 한남동 방배동 역삼동 서초동 일대를 돌며 21차례에 걸쳐 11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가정집에 들어가 “신고하면 인터넷에 나체사진을 올리겠다”며 최모씨(23·여)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청계천 일대 공구점과 용산전자상가에서 10여종의 흉기와 전기충격기, 절단기, 만능열쇠 등을 구입해 승용차에 싣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특히 보석에 대면 소리로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즉석 보석감별기를 갖고 다니며 진짜 보석을 가려냈으며 명품시계, 다이아몬드 반지 등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장물아비에게 보여준 뒤 팔아넘기는 등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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