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동시대’ 마감…경영전략팀 상선사옥으로 이전

  • 입력 2004년 1월 7일 17시 38분


코멘트
현대그룹 경영전략팀이 이달 중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으로 옮기면서 현대그룹의 20년 계동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1967년 무교동에서 설립된 현대는 83년 옛 휘문고 자리를 매입해 계동 사옥에 터를 잡았다. 이어 건설, 자동차, 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들이 잇따라 계동 사옥으로 옮겨오면서 계동 시대를 열었다.

90년대 후반에는 고(故)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 고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이 계동 사옥에서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계열 분리된 현대차그룹이 양재동 사옥으로 이사하고 계동에 남은 건설과 모비스도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계동 사옥은 상징성을 잃었다. 계동사옥 소유주인 현대자동차는 2002년 8월에 사옥 앞의 ‘현대(現代)’ 상징석도 치웠다.

사옥 12층에 집무실이 있던 정몽헌 회장이 지난해 8월 자살한 뒤 현정은(玄貞恩)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그룹을 상선 중심으로 재정비하기로 함에 따라 그룹 중심이 계동에서 적선동으로 넘어갈 전망.

일부 임원들은 현 회장에게 정통성 계승 차원에서 계동으로 들어갈 것을 건의했지만 현 회장은 남편의 비극이 깃든 곳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며 이를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현대그룹은 동숭동 현대엘리베이터 서울사무소에 있는 현 회장 집무실을 현대상선 사옥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