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씨 2001년 IOC출마때 기업-政界서 100만달러 모금”

  • 입력 2004년 1월 7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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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인 김운용(金雲龍) 민주당 의원이 2001년 5월 유력 정치인과 기업인 등으로부터 100만달러를 후원금으로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6월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으로부터 7억원을 후원금으로 받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蔡東旭 부장검사)는 6일 “김 의원이 지난해 말 검찰에서 소환 조사를 받을 때 100만달러를 후원금으로 받았고, 이 회장으로부터도 7억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했다”며 “최근 수사팀에 보낸 해명서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의원이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받는 과정에서 위법성이 없었는지와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01년 4월 IOC 위원장 선거 출마 선언 직후 모교인 연세대 총동문회와 연세대 출신 기업인 정치인 등 수십명으로부터 수만달러씩 모두 100만달러 정도를 후원금으로 받았다는 것.

또 IOC 위원인 이 회장이 삼성스포츠단을 통해 김 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냈다고 검찰은 밝혔다.

100만달러 후원금은 국회의원 후원회와는 별도로 모금됐고, IOC 위원장 선거운동을 위해 해외출장을 자주 나가는 점을 감안해 후원자들이 달러로 줬다고 김 의원측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측 관계자는 “이때 모금한 돈은 대부분 IOC 위원장 선거 자금으로 사용했고, 그 돈 중 일부와 정부 지원금, 김 의원의 개인자금 등을 합해 110만달러를 북한에 체육 협력 기금으로 지원했다”며 “이런 내용을 담아 수사팀에 해명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북한에 보낸 110만달러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2001년 6월 김 의원이 당시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인 최재승 의원과 대한태권도연맹 사무총장 등 4명과 함께 장웅 북한 IOC 위원을 직접 만나 전달했다”며 “이 돈에는 정부 지원금이 일부 포함돼 있고, 정부의 승인을 얻어 합법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북한에 지원금을 보냈다는 주장이나 받은 돈이 대가성이 없는 순수 후원금이라는 김 의원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북한에 지원한 게 사실이라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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