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상승세 주춤…외국위 순매도 1위 전환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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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외국인 순매도 1위 삼성전자(물량 11만2000주, 금액 523억700만원), 5일 1위 삼성전자(10만2000주, 465억2000만원), 8일과 9일에도 외국인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자리를 뺏기지 않았던 삼성전자가 최근 연일 순매도 리스트 1위에 오르면서 앞으로 주가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오를 힘이 없다?”=삼성전자 주가는 10일 전날보다 1.08% 오른 45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도이치 증권 창구에는 모두 35만주 이상의 매도 주문이 들어왔다.

우리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이날 삼성전자 기업보고서를 내고 “주가 하락 쪽에 영향을 미칠 악재가 더 많아 당분간 주가가 다시 오르기 어렵다”고 밝혔다.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목표 주가는 기존의 48만원대에서 45만8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4개 주력업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계속 늘어나지만 현재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성장세(모멘텀)는 꺾였다는 이유다.

이 같은 분석의 근거로는 △올해 말부터 D램 반도체 재고율이 증가하고 △D램 가격이 3달러 초반대로 하락할 전망이며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시장도 내년 초부터 공급초과 상태로 전환된다는 점 등이 제시됐다. 휴대전화 분야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고도성장은 일단락됐다는 것.

이 밖에 미국 법무부의 D램 업체에 대한 독점금지법 위반 조사 가능성, 인텔 주가의 조정 우려 등도 예상되는 악재다.

▽“그래도 삼성전자를 믿는다”=그러나 아직 상당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밝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정보기술(IT) 경기가 올해 하반기 회복되기 시작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또 성장세가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를 볼 때 모멘텀에 주가가 좌우될 시기는 지났다는 것.

동양종금증권 민후식 반도체 팀장은 “외국인들의 ‘팔자’세는 연말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수익률 관리를 위해 보유한 주식을 정리하는 것)’ 과정에서 일부 물량이 나온 것”이라며 “프로그램 매매 영향 등도 겹치면서 주가가 하락했지만 기업가치가 깨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팀장도 “올해 4·4분기도 사상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시세 차익만 챙기고 나가기는 이르기 때문에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는 ‘조류’가 아닌 ‘파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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