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예금증가 16조 사상최대…LG카드사태로 자금 대거이동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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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전한 은행에 돈이 몰리면서 지난달 은행예금 증가액이 월단위로 사상 최대 수준인 16조원에 달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아파트 가격의 하락으로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은행수신(신탁계정 제외) 잔액은 579조7043억원으로 10월 말에 비해 16조5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예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로 투신권에서 이탈한 자금이 은행의 수시 입출식 예금과 정기예금에 각각 9조926억원과 6조3016억원씩 몰렸기 때문이다. 반면 투신권에서는 카드채 부도 등의 피해를 우려한 고객들이 빠져나가 11월 말 현재 투신사의 수탁 잔액은 139조7605억원으로 1개월 사이에 12조6535억원이나 줄었다.

10월 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월 말 현재 250조776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6421억원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11월의 증가 폭은 10월의 4조2594억원 증가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2717억원 줄었던 올 1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50조5017억원으로 2조225억원이 늘어 전월의 2조7186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줄었다.

안희욱(安熙彧) 한은 통화운영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10월에 주식투자나 주상복합아파트 청약 때문에 급증했던 마이너스 통장대출이 11월에는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11월 중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2084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2조5240억원이 늘어나면서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은 2조7324억원이 늘었다. 이는 10월(2조622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9월(6953억원)보다는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늘어 회사채 순(純)발행액은 9946억원이 증가하며 2개월 연속 늘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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