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출렁 "지금이 주식 살때?"…LG 사태등 유망종목 폭락

  • 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00분


증시가 최근 조정국면 속에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증권가의 투자 전략이 ‘백가쟁명’식으로 나뉘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는 쪽에서는 주가 폭락시 싼값에 사야 한다는 ‘역(逆)투자 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반면 저가(低價) 매수를 고려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동성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손실만 커진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을 권장했다. 그러면서도 연일 출렁거리는 주가 움직임에 내심 당황하는 눈치다.

▽“겨울에 밀짚모자를 사라”=시황분석가들은 LG카드 사태 여파와 대기업 비자금 수사 등이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최근 악재들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종목들까지 불안심리 때문에 과도하게 폭락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런 시점은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증권사의 해석이다.

메리츠증권 유성엽 연구원은 “악재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 주가는 적정 수준으로 다시 돌아온다”며 “이런 종목들은 역으로 매수하고 과거 샀던 우량주는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물론 세계 경기 및 내수 회복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미국 증시는 최근 2주가량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미국의 경제성장률이나 기업 실적 예상치 등은 좋게 나오고 있다. 11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이번 주 한꺼번에 발표되는 각종 경기지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B&F투자자문 김석규 사장은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는 안 꺾였다고 보고 내년 수출 관련 우량주를 사고 있다”고 투자 전략을 귀띔했다.

▽“아직 겨울은 오지 않았다”=반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편에서는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 주가가 아직은 비싸고, 반등하더라도 과거 고점(高點)을 뛰어넘을 힘은 부족해 보인다는 것 등이 이유다.

유가가 상승해 3월 이라크전쟁 이후 최고가 수준에 이른 점 등은 부담 요인이다. 카드사 유동성 문제와 가계 부실이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계속 거론됐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의 25일 외국인 순매수가 24일 미국 증시의 반등세보다 약했다는 점은 중요한 수급측면의 변화를 보여준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종합주가지수는 720 선까지도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가치투자를 선호하는 펀드 매니저들은 “어차피 수익은 우량한 개별 종목에서 나오는 만큼 전체적인 증시의 등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 SK증권 등은 “변동성이 커질 때는 배당투자를 고려하라”며 주가 상승 여부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투자를 권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