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비 2분기연속 감소…3분기 성장률 예상 밑도는 2.3%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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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올 3·4분기(7∼9월) 경제 성장률이 2.3%에 그쳤다. 그러나 수출과 건설투자가 호조를 보여 전체 경제상황은 2·4분기(4∼6월)에 비해 다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재계에 대한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 신용카드업계의 자금난 문제, 노동계 및 농민과 정부의 갈등 등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기회복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 바닥에서 탈출하나=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실질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증가했다.

이는 2·4분기의 1.9%보다 나아졌지만 한은이 당초 전망했던 2.7%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또 1∼9월 누적 GDP도 2.6%로 한은의 연간 전망치인 3.1%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을 뺀 ‘계절변동조정 실질 GDP’는 3·4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1.1% 증가해 1·4분기(―0.4%)와 2·4분기(―0.7%)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 ‘경기침체(recession)’ 탈출 가능성을 보였다.

조성종(趙成種)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3·4분기 한국 경제는 2·4분기에 비해 분명히 나아졌고 4·4분기에는 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3·4분기 성장률은 4.2% 성장한 대만 등 주요 경쟁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경기회복 발목 잡아=가계소비지출이 2·4분기(―2.3%)에 이어 3·4분기에도 2.0% 줄면서 전체 민간소비는 1.9%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2·4분기(―1.4%)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2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설비투자 역시 3·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로 2·4분기(―0.8%)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감소폭도 커졌다. 그러나 기계류 투자는 전분기 1.0% 감소에서 0.5% 증가로 돌아섰으며 건설투자가 7.8%나 늘어 전체 고정투자는 2.3%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은 호조를 보여 경기를 떠받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은 2·4분기 10.2%에서 3·4분기에는 15.2%로 증가폭이 커졌다. 특히 반도체 휴대전화의 수출이 늘면서 재화수출은 전 분기 11.9%에서 16.8%로 성장세가 확대됐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金京源) 상무는 “최근 재계에 대한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와 노동자와 농민의 과격시위는 대기업과 외국인의 설비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며 가계와 개인의 신용문제 해결에도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회복 시기는 장시간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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