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때 5대기업 후원금 45억”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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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중앙당 후원회가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롯데 등 5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45억원이라고 12일 밝혔다.

박승국(朴承國) 사무부총장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중앙당 후원회를 통해 5대 기업으로부터 받은 공식 후원금은 81억원이며 이 중 대선기간에 받은 것은 45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부총장은 기업별 후원금 모금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81억원은 모두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뒤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된 합법적 후원금”이라며 “총액은 공개하지만 어디서 얼마를 받았는지는 현행법상 공개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각 당이 중앙당과 지구당, 소속 의원 개인 후원회 등을 통해 거둬들인 공식 후원금 총액이 담긴 선관위 자료도 공개했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98년부터 2001년까지 한나라당의 총후원금은 민주당의 3분의 1수준”이라며 “지난해 민주당의 후원금이 줄어든 것은 전년도 이월금이 많아 한도를 넘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후원금 내용 공개는 검찰의 대선비자금 수사 초점이 한나라당에 맞춰진 데 대한 맞불카드의 성격이 짙다. 후원금 내용이 다소 부풀려 있는 점을 바로잡아 비난여론의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설명이다.

김영일 전 사무총장이 이날 검찰에 출두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전 총장은 이날 박진 대변인을 통해 “자진 출두를 통해 검찰수사에 협조하기로 했으나 근거 없는 사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표적수사’ 대상으로 출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출두거부 배경을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열린우리당의 창당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열린우리당의 창당자금을 둘러싸고 그동안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열린우리당은 특별당비 충당, 개별의원 갹출 등 애매모호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창당자금 전체 규모와 출처, 용처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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