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번호이동성制…3명중1명 "휴대전화 가입社 바꿀것"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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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일 시작되는 휴대전화 번호이동성제도가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기존 휴대전화 번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사업자만 바꿀 수 있게 되면 휴대전화 가입자 3명 가운데 1명이 사업자를 바꿀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분의 1이 바꾼다=휴대전화 포털사이트 세티즌(www.cetizen.com)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494명의 34.5%인 2238명이 ‘사업자를 변경하겠다’고 답했다. 이동통신업계의 당초 예상은 16% 정도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위업체인 SK텔레콤이 번호이동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가입자를 제외하고 KTF와 LG텔레콤은 100만명 이상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SK텔레콤만 243만명가량 가입자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 것. 신규 가입자만으로 좀처럼 만회하기 어려운 수치다.

SK텔레콤이 15일부터 벌이고 있는 단말기 변경 행사는 기존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SK는 또 최근 가입자들에게 소식지를 발송하면서 ‘LG텔레콤보다 요금이 싸다’는 내용을 넣어 LG텔레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LG텔레콤은 내년에 가입자를 200만명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가격인하 전쟁 벌어질까=세티즌의 조사에서 ‘바꾸려는 이유’가 사업자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한다. ‘요금이 싸기 때문에’가 41%로 가장 많았던 것.

익명을 요구한 SK텔레콤 관계자는 “3개 사업자간에 가격 담합이라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무한 가격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객들이 통화 품질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사용료를 내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 더욱이 시장마저 성숙단계를 넘어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신규고객 유치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경쟁을 통해 사업자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면 대리점에 대한 인센티브가 줄어들면서 전속 대리점 체제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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