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호빵이 돌아왔다…찜통서 2시간후 가장 맛있어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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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배고플 때 생각나는 호빵. 겨울철 먹을거리의 대명사 호빵이 편의점에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 LG25

춥고 배고플 때 생각나는 호빵. 겨울철 먹을거리의 대명사 호빵이 편의점에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 LG25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수년 전 한 호빵회사의 광고에 쓰였던 배경 음악이다. 이처럼 날이 추워지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이 문득 떠오른다.

호빵은 날씨가 추운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즐겨 찾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판매액을 보면 일교차가 큰 10월과 11월에 많이 팔린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에서는 호빵을 점점 앞당겨 내놓고 있다. LG25의 경우 2000년에는 9월말, 2001년에는 9월 중순, 올해는 9월 1일에 호빵을 선보였다.

길거리 빵집에서 호빵을 대량으로 만들기 시작한 때는 1970년대 초반. 입으로 ‘호호’ 불어 먹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호빵’이란 이름이 붙었다. 당시 호빵이 나왔을 때는 하루 100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문제점도 많았다. 상온에서 먹는 빵과 달리 호빵은 적당한 온도로 쪄야 하기 때문에 기술상의 어려움이 컸던 것.

초기에는 찜통에 넣은 호빵이 눌러 붙거나, 딱딱하게 굳어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게다가 찜통 안 온도가 수시로 변해 빵 맛도 떨어졌다. 매년 기술이 발달하면서 찜통이 업그레이드되자 호빵의 인기도 같이 높아졌다.호빵의 내용도 크게 변했다.

줄기차게 인기를 끌던 단팥호빵 이외에도 야채호빵, 피자호빵, 고구마호빵, 떡볶이호빵 등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했다.

특히 치즈와 피자를 넣은 주황색 빛깔의 피자호빵은 1997년에 내놓자마자 1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피자호빵은 그 해 전체 호빵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잘 팔렸다. 모양도 둥근 것이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롤 케이크처럼 돌돌 말린 형태가 나왔다. 색상도 흰색에서 벗어나 주황색, 분홍색 등으로 다양해졌다. 갈수록 세련된 맛과 모양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

호빵을 맛있게 먹기 위해 한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호빵은 찜통에 들어간 후 2시간 정도 지난 때가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된다. 5시간이 넘으면 호빵이 점점 짓물러지거나 마르는 현상이 일어난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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