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 한공기<껌 한통 값” 농협, 일반미기준 환산

  • 입력 2003년 10월 14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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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한 공기 값은 얼마일까.’

쌀값만 친다면 200원가량이다. 밥 한 공기에 필요한 쌀은 100∼120g. 20kg들이 일반미의 시중가격이 4만5000원 선이므로 한 공기 값은 220∼24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농협경북본부(본부장 이연창·李淵昌)가 14일 펴낸 책자 ‘쌀박사’는 이같이 쌀밥 한 공기 값을 계산했다. 요즘 껌 한 통 가격이 보통 300원이므로 쌀밥 한 공기 값이 껌값보다 못한 셈이다.

전국 초중고교 학생과 교사들이 먹는 학교급식용 밥값은 더욱 낮다. 학교급식용 쌀은 시중 가격의 2분의 1 값에 공급되므로 학교의 밥 한 공기 값은 1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쌀밥 한 공기 값이 얼마인지 짐작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 주부들이 느끼는 쌀밥 한 공기 값은 얼마나 될까. 몇몇 주부들은 “쌀 값 이외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 보면 500∼700원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창 벼를 거두고 있는 농부들은 밥 한 공기 쌀값이 200원에 불과하다는 말에 허탈해했다.

논농사를 짓는 농부 박모씨(46·경북 의성군)는 “죽도록 벼농사를 짓는데 한 끼 쌀값이 200원이라니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쌀을 뜻하는 한자어 ‘미(米)’는 쌀이 생산되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여든 여덟 번(八十八) 가기 때문에 만들어진 글자라는 속설이 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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