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 23년만에 최저…올 3121만섬 예상

  • 입력 2003년 10월 2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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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쌀 생산량이 태풍 피해와 일조량 부족 등으로 1980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농림부는 2일 전국 4500개 표본 필지를 대상으로 작황(作況) 조사를 벌인 결과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3422만섬)보다 8.8%(301만섬) 줄어든 3121만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예상치는 냉해로 대흉작을 기록한 1980년(2465만섬)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수화(李秀華)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은 “올해 쌀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3.5%(3만7000ha·1ha는 약 3000평) 줄어든 데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도 잦은 비와 태풍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단보(약 302.5평)당 생산량은 445kg으로 최근 5년간 평균(491kg)보다 9.4%, 지난해(471kg)보다는 5.5% 떨어졌다.

지역별 단보당 생산량은 충남이 480kg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북 465kg △충북 451kg △경기 445kg △전남 439kg △강원 431kg △경북 427kg △경남 409kg △제주 388kg 순으로 태풍 ‘매미’가 통과한 지역의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부는 올해 흉작이 되더라도 현재 쌀 재고량이 842만섬에 이르는 데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라 한국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최소시장 접근물량(MMA)이 143만섬이어서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4106만섬인 반면 국내 소비량은 3374만섬으로 예상되기 때문.

다만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고하는 적정 재고량(573만∼607만섬)을 감안할 때 잉여분은 124만∼159만섬(18만∼23만t)에 그쳐 대북(對北) 쌀 지원을 올해와 같은 278만섬(40만t) 수준으로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金炫秀) 농림부 식량정책과장은 “앞으로 기상 조건에 따라 생산량이 1∼4% 정도 늘어날 수 있다”며 “최근 날씨가 좋은 만큼 최종 생산량은 이번 추정치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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