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정부예산은 쌈짓돈"…운영비 다른명목 사용

  • 입력 2003년 9월 16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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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처들이 정부 예산을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재정경제위원회 전문위원들이 16일 해당 상임위에 제출한 각 경제 부처의 2002년 결산 심의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는 예산편성 당시 다른 명목으로 전용(轉用)하기 쉬운 관서(官署)운영비를 많이 확보한 뒤 이를 다른 명목으로 전용(1억360만원)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감위의 2002년 국외출장 전부(3건, 1258만원)가 12월 1일부터 15일 사이 예산 전용(관서운영비→국외여비)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

국외여비는 자료수집 및 조사가 가능한 경우에 해외출장을 억제하는 게 원칙이나, 이 건은 국내 다른 기관이 주관하는 연수였거나 금융감독원 직원과 함께 다녀온 것이었기 때문에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정무위 제출 보고서는 밝혔다.

또 규제개혁위원회는 기획예산처 등 각 부처의 고위관리와 함께 두 차례 검열단을 편성해 남극을 다녀온 점(1692만원)이 지적됐다.

남극 시찰이 2000년 이후 매년 1, 2차례씩 행해졌고, 특히 2002년에는 한 팀이 1월 10일부터 25일까지 다녀오자마자 다음 팀이 연이어(1월 25일∼2월 6일) 다녀온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로 꼽혔다.

총리실 산하 수질개선기획단이 ‘업무유공자 12명의 금강산연수 여비’(1183만원)를 예산에서 사용한 것도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재경위 보고서는 공인회계사 시험과 관련, 국책사업으로 시험관리비 전액을 국고로 보조해야 하는데도 금감원에 시험관리를 위탁한 뒤 관리비의 92%를 금감원에 부담시키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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