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구설수 김부총리 "할 말이 없다"

  • 입력 2003년 9월 15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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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태풍 '매미'가 한국 남부지역을 완전히 통과해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 된 13일에도 제주 골프장에 계속 머물다 저녁 늦게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태풍 피해가 속출하고 농업 개방 문제로 농민이 자살하는 상황에서 경제 담당 고위 공직자가 너무 안일하게 처신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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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본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추석 당일인 11일 오후 1시 30분 제주에 도착, 13일 오후 8시 35분발 대한항공 KE1262편으로 귀경(歸京)했다.

13일은 오전 7시부터 모든 항공편이 정상 운항됐다. 또 이날 오전 정부는 고건(高建) 총리 주재로 태풍 관련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피해 상황 집계와 복구 대책 마련을 위해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김 부총리는 14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일은) 태풍이 와 아무리 무리해도 서울로 올라갈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된 다음날에도 골프장에서 저녁 늦게까지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매년 정기적으로 갖는 모임에 참가한 상태여서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한 것 같다"며 "죄송스럽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13일에 골프를 쳤냐는 질문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김 부총리의 이번 행동에 대해 정치권과 국민들은 명절을 맞아 개인적으로 휴식을 취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고위 공직자로서 제대로 처신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5일 공식 논평을 통해 "책임 있는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격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재경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김OO'라는 필명으로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어떻게 하면 경제를 살릴까 고심해야 할 수장(首長)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자성을 촉구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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