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회장 자살 충격]왜 부검하나

  • 입력 2003년 8월 4일 18시 54분


검찰이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시신을 부검하는 이유는 △직접적인 사망 원인 △자살 동기 △자살 경위를 밝히기 위해서다.

검찰은 사인과 관련해 “추락사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신 외부로 출혈이 발견되지 않았고 목 등 신체 주요 부분에서도 골절이 발견되지 않아 직접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상 추락사한 시신에서 발견되는 출혈과 골절 등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만에 하나 다른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또 정 회장의 일부 지인들이 “정 회장이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자살 동기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가 사인과 관련해 의혹이 있다고 판단하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시신을 부검하고 사망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다”며 “조사 방법은 공개할 수 없지만 적정한 방법으로 의혹이 남지 않게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자살 동기 부분을 밝히기 위해 어느 선까지 조사할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대검 중수부의 현대 비자금 수사에 압박감을 느껴 자살을 했다는 주장도 있는 만큼 정 회장이 조사받던 분위기까지 조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이 남긴 유서에서 검찰(대검 중수부) 조사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다”며 비자금 조사과정을 ‘조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검찰은 정 회장의 자살 경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정 회장의 자살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 회장이 집무실에 들어갈 당시 현대사옥에 있던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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