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반지낀 큰 손가락 불만있어? X먹어!

  • 입력 2003년 7월 21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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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미술시간입니다. 아영이는 강아지 삐삐랑 자동차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집보다 자동차가 훨씬 크네요. 강아지는 아빠보다 3배는 더 크고요. 그러고 보니 준수는 집에서 게임기를 갖고 노는 자기 모습을 그렸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거실의 소파보다 게임기가 더 크네요.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 있으시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엄마보다 아빠보다 집보다 훨씬 크게 그려 넣었던 경험들 말입니다. 왜 새삼스럽게 유치원 시절 그림 이야기냐고요? 사실은 이것이 오늘의 화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관심 있는 것만 강조하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치원 시절의 어린이 같은 단순함으로 아이디어를 찾아낸 광고, 상식적인 발상을 경계하는 그런 광고를 소개합니다.

주인공은 ‘더 그레이트 프로그’라는 보석점입니다. 보기만 해도 심상찮은 보석임을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주로 비주류들의 기호에 맞는 엽기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장신구를 파는 곳입니다.

한 여자가 마치 하늘을 찌를 듯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고 그 손가락에는 해골 모양의 이상한 반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손의 크기는 사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강조돼 있습니다.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적힌 카피도 심상찮습니다.

“10시부터 6시. 1주일에 6일만 문을 연다. 불만 있어? 엿 먹어라!”

어떻습니까. 어떤 보석점인지 느낌이 팍팍 오지 않습니까? (저는 가기가 조금 겁납니다만….) 물론 우리 정서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광고겠지요. 하지만 엽기적인 자극에 익숙한 서구인들, 그중에서도 이런 장신구를 구입할 만한 사람들에게는 열광적인 지지와 박수를 받을 만한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박혜란 (LG애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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