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6000만~8000만원대 외제車 "동급 최강을 찾아라"

  • 입력 2003년 7월 7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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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차감 럭셔리 대형세단 : 크라이슬러 LHS
★ 승차감 럭셔리 대형세단 : 크라이슬러 LHS
《“내가 동급 최고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6000만∼8000만원대는 무려 60여종의 다양한 모델이 포진해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장 선택의 폭이 넓은 가격대인 만큼 프리미엄급 대형세단에서부터 스포츠세단 컨버터블, SUV 등 모든 형태의 차종과 메이커까지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행복한 고민’이긴 하지만 차종과 메이커가 너무 많다보니 선택이 쉽지 않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차를 고를 경우 가격대가 높은 만큼 후회도 크다. 기자의 시승경험을 바탕으로 차종별 장단점과 선택 포인트를 살펴보자.》

▽럭셔리 대형세단=노면의 충격이 실내로 거의 전달되지 않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넓은 실내공간에다 점잖은 디자인으로 흔히 ‘사장님용’으로 불린다. 뒷자리에 앉아가기에는 그만이지만 직접 운전을 하는 맛은 떨어진다. 대표적인 차종으로 크라이슬러 LHS, 링컨 타운카, 현대 에쿠스 등이 있다.

LHS는 조용한 실내와 고급스러운 편의장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차종으로 승차감이 편안하고 공인연비가 L당 8.2km로 대형차로는 좋은 편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레티직 비전(Strategic Vision)이 대형차 부문 최고 품질 차량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매력이다.

타운카 리무진은 미국의 전형적인 대형세단이다. 차의 길이와 폭이 각각 5.67m와 1.99m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차 중 가장 크다. 그만큼 바퀴의 간격이 넓어 승객실의 흔들림이 적고 승차감은 도로 위를 떠다니는 듯하다. 실내는 응접실을 연상할 정도로 넓고 잘 꾸며져 있어 쾌적하다. 그러나 차의 크기가 조금 부담스럽고 핸들링 반응은 느린 편이다.

국산 승용차로는 유일하게 에쿠스가 6000만∼8000만원대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승차감이나 옵션이 외국산 럭셔리 세단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 고속주행 능력도 웬만큼 만족할만한 수준에 올랐다. 다만 차체 크기에 비해서는 실내가 그리 넓지는 않다.

▽스포츠·패밀리세단=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차종도 다양하다. 이 가격대에 10여개 메이커에서 40여 종류의 차를 선보이고 있다. 배기량은 주로 2500∼3000cc급으로 차체의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대체로 출력과 핸들링이 뛰어나다.

★ 핸들링 스포츠 패밀리 세단 : 벤츠 E 클래스

이 급에서 가장 많은 판매실적을 올린 모델은 BMW 3시리즈와 5시리즈로 330i와 530i의 경우 가속력과 핸들링에서 동급 최고다. 속도감을 즐긴다면 더 이상의 선택은 없다. 그러나 판매가 많았던 탓에 도로에서 너무 흔해진 것과 모든 후륜구동형이 그렇듯 겨울철 눈길에서 운전이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다. 편의장치와 정숙성 등은 보통 수준이며 승차감은 적당히 딱딱한 편.

렉서스 GS300은 ‘숨겨진 진주’다. 승차감과 핸들링 등 모든 부분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고 정숙성은 동급에서 따라올 차가 없어 렉서스의 명성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엔진출력은 219마력이지만 수치만큼 차가 빠르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벤츠 뉴 E클래스는 새롭게 바뀐 디자인이 호평을 받으며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차체의 쏠림을 잘 잡아주는 서스펜션과 명성에 걸맞은 품질감이 압권이다.

볼보 S80은 272마력으로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승용차 중 가격대비 출력이 가장 높다. 터보엔진이 안겨주는 짜릿한 가속력과 풍부한 편의장비, 탑승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과 각종 테스트에서 입증된 뛰어난 안전도가 장점이다. 승차감과 정숙성 핸들링은 평범한 수준.

캐딜락 CTS는 영화 매트릭스2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차로 핸들링이 상당히 높은 경지에 올라 있고 고속에서 안정성도 뛰어나 영화에서 보여준 활약상이 허구만은 아니었다. 엔진음이 의외로 큰 편이었는데 캐딜락에서 스포츠세단의 개념으로 의도적으로 엔진음을 키웠다고 한다.

아우디의 A6 콰트로 모델은 항시 4륜구동형으로 눈 덮인 오르막길도 어렵지 않게 주파하는 능력이 돋보였고 고속안정성도 좋아 스포츠드라이빙에도 어울린다. 엔진음과 정숙성은 평범하다.

▽SUV=다목적성과 함께 승용차의 안락함과 럭셔리한 분위기까지 갖추면서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와 지프 그랜드체로키, 렉서스 RX330, BMW X5, 벤츠 ML, 랜드로버 디스커버리2 등 10여가지 모델이 나와 있다.

★ 다목적 SUV : 포드 익스플로러2

가장 ‘승용차스러운’ 차종은 RX330과 X5 3.0. 전혀 SUV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실내가 고급스럽고 승차감도 부드럽다. RX330은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기보다 시내주행이 제격이며 가속성능도 만만치 않다. X5 3.0은 베이스가 된 BMW 5시리즈의 승차감을 많이 닮아서 부드러움과 단단함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그랜드체로키는 정통 4륜 구동을 지향하며 튼튼한 차체와 동력장치로 험한 길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물론 시내주행도 쾌적하고 몸놀림도 빨라 지프의 최고급 모델로 손색이 없다.

익스플로러는 7인승으로 넉넉한 실내공간이 강점이다. 여기에 강력한 4륜구동과 필요에 따라 시트를 접어 넓은 짐칸을 만들 수 있는 실용성으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다. 디자인이 세련됐고 승차감도 합리적이어서 다목적 차종을 찾는 구매자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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