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덕 볼까" 판교주변 땅값 들썩

  • 입력 2003년 4월 15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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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주변 투자 열기가 신도시 개발지역보다 더 뜨겁다. 올 들어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일대 280만평에 대한 개발계획이 구체화하면서 사전에 인근 부동산을 잡아 두겠다는 사람이 대거 몰리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마구잡이식 개발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도 땅 매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 넘쳐나는 토지거래허가구역=분당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판교신도시 주변에서 있었던 토지 거래는 380여건. 올해도 벌써 130여건이 접수됐다. 2001년만 해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판교신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분당∼수서간 고속도로의 서쪽 지역은 2001년 11월 3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330㎡(약 100평) 이상 녹지를 사고 파려면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백궁동 운중동 궁내동 백현동 등이 대상이다.

그럼에도 땅 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허가를 내주는 데다 신도시가 조성되면 이 일대가 실질적인 도시지역에 속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

실제 거래가 까다로운 농지도 성남시에 살면서 농사를 짓는다는 계획서를 제출하면 사고 팔수 있다.

또 대부분 지역이 판교신도시에서 차로 5분 거리 안에 있어 신도시 거주민을 배후 수요층으로 삼을 수 있는 상업지역이나 주거지역으로 적당하다는 평가다. 일부 발 빠른 업체들은 이미 판교 주변에 고급 연립이나 빌라를 짓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판교 바로 위쪽에 12억∼15억원짜리 고급 단독주택(60∼80평형)단지를 지어 분양했다.

▽땅값 1년 새 60% 뛰어=땅값도 많이 올랐다.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한 23번국도 주변이 특히 인기다.

건축허가를 미리 받아 둔 백현동 농지는 평당 700만∼800만원을 호가한다. 작년 여름만 해도 500만원 안팎이었다. 최고 60%나 올랐다.

판교동에서 조금 떨어진 대장동 농지도 평당 150만∼20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도로가 닿지 않는 땅도 평당 70만∼80만원에 이른다.

판교동 두락공인 여운식 사장은 “주로 200∼300평 규모의 땅이 잘 팔리며 대부분 서울 강남권 거주자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용인 수지 ‘신도시 특수’=아파트도 신도시 특수를 누리고 있다. 판교 바로 아래쪽에 있는 용인시 수지지구가 대표 격이다.

판교에서 새로 나오는 아파트가 평당 1000만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600만원 선인 수지지구 아파트를 사놓으면 추격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수지지구 더존공인 김만성 사장은 “이라크전쟁이 한창일 때도 이 일대 아파트는 거래가 꾸준했다”며 “한때 공급과잉과 난개발로 외면당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신도시 개발과 함께 용인과 서울을 잇는 각종 도로망이 신설된다는 현실적인 호재도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 신갈∼수지간 도로, 영덕∼양재간 고속화도로, 용인∼동백간 도로 등이 계획돼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들어 수지지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용인시 평균을 뛰어 넘는다. 수지지구 삼성4차 25평형은 3월 21일 판교신도시 개발구상 공청회 이후 500만원가량 뛰었다. 그 전까지는 줄곧 보합세였다. 인근 극동·임광아파트 49평형도 3월 중순 이후 500만원 올랐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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