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정미경/제프리 존스 前회장의 그림자

  • 입력 2003년 4월 6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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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존스 전(前)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을 아시나요. ‘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의 존스 전 회장이 유창한 한국말로 한국 경제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몇 번 보셨을 겁니다.

존스 전 회장은 5년 동안 맡아왔던 AMCHAM 회장에서 지난해말 물러났습니다. 김&장 변호사라는 본직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는 설명과 함께.

존스 전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강연회, 정부행사 등에 참석하느라 너무 바쁘다고 합니다. AMCHAM 회장을 오래 맡아서 한미관계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우선 ‘말’이 통하다보니 여기저기서 행사 참석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존스 전 회장의 ‘인기’가 AMCHAM에는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윌리엄 오벌린 현 회장(보잉 코리아 사장)의 역할이 위축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외국기업인 초청 행사 때는 오벌린 회장과 함께 존스 전 회장도 빠짐없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전 존스 전 회장과 부부동반으로 만나 식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AMCHAM은 얼마전부터 존스 ‘전 회장’이라는 직함을 쓰기로 했습니다. AMCHAM은 원래 존스 회장 퇴임후 ‘명예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해왔는데 회장보다 오히려 더 권위가 높아보여서 안 쓰기로 했답니다.

오벌린 회장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어 구사의 중요성을 알고 얼마 전부터 매일 한국어 개인 교습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17년 정도 한국에 산 그는 한국말을 잘 못합니다. 듣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한데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어떻게 다른 나라에 20년 가까이 살면서 그 나라 말을 모를까’하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AMCHAM 관계자는 “별로 큰 불편이 없었다”고 말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정말 우리 사회가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이 살기에 불편하지 않은 사회인가’ 더 궁금해지더군요.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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