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카드社 자구계획 세부내용 발표 "연내 20∼25% 감원"

  • 입력 2003년 4월 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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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에 대대적인 감원이 있을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연내에 조직을 줄여 인력의 20∼25%를 정리하는 등 경영합리화로 2조1200억원의 수지개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8개 전업 카드사 사장들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4조5500억원의 증자(增資)와 자구계획에 대한 세부 내용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카드 연내 상장 포기=유석렬(柳錫烈) 삼성카드 사장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당초 추진하려던 연내 상장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카드채 금리 7%대까지는 감당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는 카드채 발행이 힘들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금감원에 제출한 4조5500억원의 증자계획이 무리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 이계안(李啓安) 회장은 “수수료 인상으로 고객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지만 수익구조 현실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전업카드사들은 연체율이 16%대까지 올라도 하반기에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감독원 노태식(盧泰植) 비은행감독국장은 “2월 10.4%였던 연체율이 13%대까지 오르더라도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에 2조1181억원의 적자가 발생하지만 하반기에는 1조8923억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체율이 16%로 오르면 매각 손실이 12조2000억원으로 전망되지만 카드사들의 내부유보액이 22조9000억원에 이르러 손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금감원은 내다봤다.

▽세부 자구계획=LG카드는 영업담당 임원을 줄이고 채권관리 전담 임원을 늘리기로 했다. 영업 인력도 채권회수 분야로 재배치하는 등 조직을 채권관리 위주로 축소 개편하기로 했다. 국민카드는 이달부터 본점과 영업점을 포함한 전국 125개 영업조직을 62개로 통폐합키로 했다. 또 영업점을 연체관리 중심으로 바꾸고 종전에 지역본부에서 전담하던 연체관리를 본점이 직접 맡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임직원 임금을 동결할 계획이며 영업점포를 6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또 3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를 중단하는 등 일반 경비를 50% 줄이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지점인력의 30%를 채권관리 업무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확정된 신용카드사 증자규모 (단위:원)
삼성 LG 국민 외환 현대 우리 롯데 신한
증자규모
(후순위채포함)
1조1조1조500억2400억4600억4000억2000억2000억4조5500억
자료:각 회사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換亂이후 5년간 4배증가 ▼

외환위기 이후 5년 간 국민소득은 1.5배 늘어났지만 신용카드 해외사용실적은 4.3배나 증가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사용 실적은 같은 기간 1.5배 늘어나는 데 그쳐 그만큼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졌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거주자의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과 사용자 수는 24억5000만달러와 449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28.3%(5억4000만달러)와 18.6%(70만3000명) 증가했다.

1인당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도 546달러로 전년(505달러)보다 8.1%(41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작년 해외 여행자 수가 712만명으로 전년대비 17.1% 증가한 데다 신용카드 결제관행 확산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1998년 5억7200만달러, 2000년 15억3900만달러, 2001년 19억900만달러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자 수도 98년 135만5000명에서 99년 179만1000명, 2000년 281만2000명, 2001년 378만3000명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해외여행경비 지급액에서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전년(25.1%)보다 다소 늘어났다.

비거주자(외국인)의 국내 신용카드 사용금액과 사용자 수는 각각 14억8000만달러와 389만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0.5%, 13.6% 증가에 그쳤다.

한편 작년 여행수지는 일반여행수지 적자 23억6000만달러, 유학 및 연수수지 적자 14억1000만달러 등으로 모두 37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신용카드 해외사용 실적추이
1999년2000년2001년2002년
사용금액
(백만달러)
911153919092449
사용인원
(천명)
1791281237834486
1인당사용금액(달러)509547505546
자료:한국은행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카드3사株 상한가 ▼

정부의 신용카드사 정상화 대책에 힘입어 ‘카드사 삼총사’가 나란히 상한가를 쳤다.

4일 상장종목인 LG카드와 외환카드는 각각 전날보다 2350원(14.87%), 960원(14.88%) 오른 1만8150원과 7410원에 마감됐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국민카드도 1200원(11.54%) 오르며 1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드주가 오랜만에 급등한 이유는 △전날 정부의 정상화 대책에 따른 카드사들의 자구책 발표로 정상화 기대가 높아졌고 △카드사의 3월 카드 연체율이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국내 카드사 발행 해외채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전문가들은 “잇따른 대책 발표로 카드채의 위기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겠지만 카드업의 위험은 여전하다”는 유보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한정태(韓丁太) 애널리스트는 “카드주의 급등은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며 “가계대출 연체율이 떨어지고 소비심리가 날아나는 등 사업 여건이 좋아져야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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