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대구상권 잡아라"…롯데,개점날 42억 매출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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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대구역사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 2층∼지상 10층으로 연면적 3만3000평, 매장면적 1만3200평 규모다. 9층과 10층에는 9개의 상영관으로 이루어진 영화관이 있다.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지난달 27일 대구역사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 2층∼지상 10층으로 연면적 3만3000평, 매장면적 1만3200평 규모다. 9층과 10층에는 9개의 상영관으로 이루어진 영화관이 있다.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지난달 27일 롯데백화점이 대구역사(驛舍)에 문을 열면서 대구지역 상권(商圈)이 변하고 있다. 30년 이상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 양분했던 대구지역에 롯데라는 ‘거인’이 들어선 것.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로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개점일 매출이 40억원을 넘겼다. 이에 맞서 ‘토종 백화점’들도 사은품 행사와 향토 마케팅으로 수성(守成)에 나섰다.

▽롯데의 기록적인 매출 달성=롯데 대구점의 입지는 좋은 편이 못 된다. 상업 중심지의 북쪽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다.

하지만 롯데 대구점은 개점 이후 보름째인 13일까지 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개점 첫날에는 16만여명이 몰려 하루 매출 42억원을 달성했다.

안세영 대구점장은 “하루 42억원 매출은 신규점포 개점기록”이라며 “앞으로 4년 이내에는 이 기록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로 분위기가 침체된 점을 감안해 롯데는 개점일에 대형 이벤트를 취소했다. 대신 사고대책본부에 60여명의 직원을 보내고 10억원의 성금을 쾌척해 ‘롯데 대구점은 곧 대구 시민을 위한 백화점’이란 인식을 심어줬다.

▽토종 백화점 반격도 만만찮아=당초 심각한 타격을 우려했던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도 비교적 선방했다. 대구백화점 2개 점포는 최근 보름간 310여억원의 매출을 올려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같은 기간 동아백화점 4개 점포도 220여억원의 매출을 보여 평소보다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토종 백화점이 선방한 것은 롯데 대구점이 문을 열기 전에 이미 체질 개선을 끝냈기 때문.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여름 중구 동성로 본점 1층 매장을 확장해 버버리 등 유명 브랜드 제품코너를 6개 더 늘렸다. 지난해 9월에는 신세계 백화점과 10년간 경영제휴를 맺기도 했다.

동아백화점도 이동식 판매대를 없애고 백화점 곳곳에 소파를 설치했다. 에스티로더, 에스카다 등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힘을 쏟아 고급 이미지 심기에 주력했다.

▽정작 승부는 3개월 후부터=대구의 기존 백화점 업계는 지금까지 롯데 대구점이 ‘개점 프리미엄’ 덕택을 톡톡히 봤다고 분석했다. 사은행사가 끝난 후 평일 매출이 10억∼13억원으로 뚝 떨어지는 것을 볼 때 초기의 높은 매출은 거품이라는 것.

김호범 대구백화점 기획실 부장은 “롯데가 문을 연 후 전체 대구지역 시장규모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3개월 정도 지나야 제대로 대구 상권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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